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공공재개발 기대감에… 빌라 거래량 아파트 2배 인기몰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작년 7~12월 빌라 평균 매매가

2억9881만원→3억1946만원

전문가 “가치 평가 어렵기 때문에

매매 목적·입지 등 꼼꼼히 따져야”

세계일보

서울 송파구의 다세대·연립주택 밀집촌의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21년 들어 빌라의 가격 상승세가 심상찮다.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전세난까지 심화하자 자금력 부족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빌라로 쏠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급한김’에 빌라를 구매했다간 후회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빌라는 아파트 대비 가치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매매 목적과 입지, 시설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15일까지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684건으로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355건)의 2배에 달했다. 지난달 서울 내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총 4622건으로 11월보다 8.3% 늘어난 바 있다.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 5개월 동안 서울의 빌라 평균 매매가격은 2억9881만원에서 3억1946만원으로 2065만원 상승했다. 직전 2년(2018년 7월~2020년 7월) 상승분(2078만원)과 비슷한 수치다.

이런 빌라의 인기는 소위 ‘넘사벽’이 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공공재개발 및 역세권 주택 공급의지 등으로 인한 기대심리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월 2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값 변동률은 0.07%로 전주 대비 0.01%p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8일 “현재 시기상 공공재개발 투자 수요 증가보다는 아파트값이 너무 오르니 주거 안정 목적에서 빌라를 구매한 사람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람들이 큰 집, 새집, 대단지 아파트가 좋은지 몰라서 안 사는 게 아니다. 오를 대로 오른 아파트 가격 때문에 빌라로 눈을 돌린 것”이라 분석했다.

이처럼 빌라가 아파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빌라를 택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연구소장은 “아파트는 명확한 시세 확인이 가능하다. 아무리 ‘나홀로 아파트’여도 실거래가가 늘 공개돼있고 주변 시세로 유추할 수 있다”며 “하지만 빌라는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 경우에 따라 다르다. 똑같은 건축연도와 똑같은 입지여도 상품의 가격 차가 많이 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감가상각은 빠른 반면 가격 상승은 더딘 점도 알아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빌라는 실제 첫 분양가보다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도 많다. 전체적으로 크게 재개발할 수 있는 부지 아니고서는 상품력을 복원할 수 있는 방법도 적다”며 “아파트가 4배 오르는 동안 빌라는 가격이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수요가 없으면 입지가 좋아도 가격이 떨어지기도 한다”면서 “강남구에도 평당 1000만원 안 되는 빌라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 또한 “빌라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며 “재개발 지역에 대한 투자가 아니면 빌라를 주된 투자 수단으로 일반화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다만 노후된 빌라를 사서 소액을 들여 수리하고 월세 받는 용도로 쓰는 것은 일반화된 투자 유형이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빌라 매입이 사실 무주택자의 이상적인 선택안은 아니다.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차선으로 택하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요즘 신축 빌라는 보안 시설, 택배 보관함, 주차시설, 층간소음 방지 시공 등으로 과거보다 질적 수준이 높아져 실거주 목적으로는 굉장히 뛰어난 상품도 많다”고 했다. 그는 “매수할 때 구축보다는 신축 위주로 선택하는 게 감가상각적인 면에서 유리하다”며 “정비사업을 통해 재개발을 하거나 정비사업 하는 뉴타운 지역이 아니면 낡은 빌라는 자산 가치 상승 여력이 낮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