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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옵티머스 첫 펀드 설정 때… “아는 회장님 통해 돈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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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임직원들 제8차 공판

박 전 대표 “이동열 이사, 펀드 지식 없어”

재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처남도 언급

홍 모 씨 “유 고문 아는 회장 통해 돈 들어와”

세계일보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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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상에 알려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은 금융계는 물론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은 방식이 가히 충격적이어서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대놓고 사기를 칠 줄 몰랐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5000억원이 넘는 펀드자금이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했고, 2400명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이 속으로 울분을 삼켰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재현 옵티머스운용 대표 등을 비롯한 옵티머스 임직원들은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18일엔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허선아) 심리로 이들에 대한 제8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선 옵티머스운용이 성지건설을 무자본 인수·합병(M&A)할 때 자금 정거장 역할을 한 업체 엠지비파트너스 전 대표 박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었다. 박씨는 이날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 이사 등을 알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진술했다.

◆“이동열 이사는 펀드 관련 지식 없어”

이날 증인으로 재판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이동열 이사에 대해 “펀드에 대한 지식이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 쪽 지식만 있지 펀드 구조 등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는 의미다. 박 전 대표는 “이동열 이사가 돈이나 금융은 모른다고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자산운용사 2대 주주이자 이사였던 그가 금융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사실은 옵티머스운용이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운영됐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동열 이사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다. 수많은 특수목적법인(SPC) 대표로 이름을 올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을 세탁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이 이사가 대표로 이름을 올린 기업만 씨피엔에스(2053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이다. 기업 옆의 액수는 옵티머스 펀드에서 흘러들어간 자금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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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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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사건에 등장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처남

이날 재판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처남도 언급됐다. 박 전 대표는 봉현물류단지와 관련된 계약을 맺을 때를 회상하며 이 지사의 처남 이야기를 꺼냈다. 봉현물류단지는 옵티머스운용이 기획한 대표적인 프로젝트 사업 중 하나다.

박 전 대표는 “유현권 고문이 2017년 6월에서 9월 사이 ‘경기도 광주시 봉현리에 물류창고 부지가 있는데 인수자금을 줄테니 그걸 인수해서 공사를 하라’고 말했다”며 “당시 이재명 지사 처남이 이사회에서 반대를 하면서 결국 자금 조달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재명 지사 처남은 엠지비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던 성지건설의 사내이사였다.

◆첫 펀드 설정 때…“아는 회장님 통해 돈 들어왔다”

이날 재판엔 김재현 대표를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 부른 홍모씨에 대한 증인신문도 이뤄졌다. 홍씨는 “이혁진 옵티머스자산운용 전 대표는 상문고 선배”라며 “자금이 필요했던 이 전 대표에게 극장 건물을 인수하면서 알게 된 김재현 대표를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홍씨는 옵티머스운용이 2017년 6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100억원을 유치받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홍씨는 “김재현 대표가 ‘유현권 고문의 아는 회장님을 통해 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며 “나중에 그게 정영제 전 골든코어 대표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전파진흥원에서 수백억원의 돈이 유치된 이유에 대해 “AV자산운용(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전신)이 기관(투자자) 쪽에서는 신뢰 없는 운용사고 등급도 낮은데, (그렇게 투자를 했다고 해서) 저도 좀 의아했다”며 “김 대표가 그런 이야기를 했을 때 ‘정말 돈이 들어오겠어’ 싶었다”고 말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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