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각의 핵심은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유력한 박 장관의 거취다. 여권의 고위 인사는 1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초 개각 시점이 신년 기자회견 직후로 잡혀 있었다”며 “박 장관이 요청한 일정 등이 감안되면서 20일 개각이 유력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4일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도깨비시장 한 식당에서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집행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듣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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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은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경선 일정과 맞물려 있다. 민주당의 핵심 인사는 본지에 “19일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회의가 열린다”며 “회의에서 대략 21일부터 경선 일정이 시작되는 방향으로 결정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에게는 당초 지난 15일까지 거취를 정해달라고 했는데, 본인이 20일로 늦춰달라고 회신했다”며 “일정을 늦춘 데는 중소기업 버팀목 자금 지원, 신년인사회, 수출보고대회 등 장관으로서 마지막 결실을 보고싶다는 강력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이 요청한 일정은 19일 모두 마무리된다. 개각이 예정된 20일 박 장관의 일정은 없다.
한 때 박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되던 정태호 의원은 "나는 절대 아니다"라며 입각설을 부인했다. 관료 출신인 강성천 현 차관의 승진 기용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번 개각에서 박 장관의 후임이 지명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여권의 핵심 인사는 “후임 인선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박 장관의 거취 표명을 더이상 늦출 수 없기 때문에 후임자 없는 사의 표명 형식이 될 수도 있다”며 “여권에서는 후임자가 없다면 ‘당분간 차관 대행체제로 간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박 장관은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내고 나오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장관의 한 측근 인사는 본지 통화에서 “통상적 절차라면 후임자의 청문회가 진행되는 한 달 여 장관직을 수행해야 하지만 선거를 앞둔 박 장관은 사표를 쓰고 나오는 상황까지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8년 4월17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토론회에 참석했던 우상호(왼쪽부터), 박영선, 박원순 예비후보. 3년이 지나 다시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는 박 전 시장을 제외한 두 사람이 재차 격돌하게 됐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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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 때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검토됐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불출마의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서울시장 경선은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장관의 2파전으로 굳어졌다.
한편 이번 개각에서는 박 장관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신품부 장관 등이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윤모 산자부 장관은 2018년 9월부터, 박양우 문체부 장관과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각각 2019년 4월과 8월부터 재직해왔다. 성 장관의 후임으로는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5선의 조정식 의원이, 박 장관의 후임에는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이 거론된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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