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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3년전 3등 安이 뜨는 이유…"1년짜리 시장,보수도 편하게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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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8알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 안 대표는 최근 각종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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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서울시장 선거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겐 잊고 싶은 기억이라고 참모들은 말한다. 당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탄생한 바른미래당 간판을 달고 선거에 나선 안 대표는 19.5%의 득표율로 박원순(52.8%) 서울시장, 김문수(23.3%) 자유한국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그해 9월 독일로 떠난 안 대표가 충격을 딛고 정계에 복귀하기까지는 1년 4개월이 걸렸다.

그랬던 안 대표는 최근 각종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5일 발표된 윈지코리아 양자대결 여론조사(서울 거주 성인 남녀 801명 대상,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 참고)에서 안 대표 지지율은 47.4%로 박영선(37.0%)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10%포인트 앞질렀다. 3일 입소스 다자대결 조사(서울 거주 성인 남녀 801명 대상)에서도 안 대표(24.1%)는 박 장관(15.3%), 오세훈 전 서울시장(9.5%), 나경원(6.3%) 전 의원을 앞섰다. 전문가들은 안 대표의 반전 뒤에 ‘보수 집토끼’라고 불리는 보수 고정 지지층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다고 분석한다.



①‘미니 임기’에 고민 던 보수 유권자



보수 유권자들의 안 대표 지지에는 짧은 서울시장 임기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공백 상태가 된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약 1년 2개월이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지지층이 안 대표에게 부담 없이 표를 던지는 이른바 ‘이지 보트’(easy vote)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4년 임기였다면 지지를 반신반의했을 보수 유권자의 표심이 상당수 안 대표에게 쏠렸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꾸준한 ‘반문(反文)’ 전략이 보수층에 먹혀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선거를 ‘정권 심판 선거’로 보는 보수층이 안 대표를 ‘같은 편’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망나니 칼잡이를 내세워 법치를 파괴한 권력자”(12월 31일 당 최고위 회의), “무도하고 폭압적인 문재인 정권”(14일 최고위)이라고 연일 정권에 날을 세우고 있다.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논란이 된 문 대통령의 입양 아동 학대 대책 발언에 대해선 “무슨 정신나간 소립니까? 입양이 무슨 홈쇼핑입니까?”라고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보수층의 안 대표 지지 현상은 각종 여론조사 지표가 뒷받침한다. 18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서울 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35.0%였지만 국민의당 지지율은 7.7%에 머물렀다. 김형준 교수는 “안 대표가 각종 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강세인 국민의힘 후보들을 제친 것은 기존 중도층 지지에 더해 보수층 지지를 이탈 없이 끌어온 결과”라고 말했다.



②코로나ㆍ집값에 ‘의사ㆍCEO 안철수’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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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체채취 의료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해 3월 코로나 확산 국면에선 대구에서 2주일간 의료봉사를 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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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 제2구역를 찾아 주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앞선 14일에는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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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의사 출신인 안 대표의 이미지도 코로나19, 집값 폭등 국면에서 긍정적으로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파란색 방호복을 입고 시민들의 검체를 채취했다. 코로나19 확산 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3월 대구에서는 방호복을 입고 2주간 의료봉사를 했다. 이를 놓고 국민의당 관계자는 “의사 면허가 있는 안 대표만 할 수 있는 봉사”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18일 오후에는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코로나19 대책을 논의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안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창신동을 찾아 “서울시민이 고통받는 부동산 문제의 한 축에는 잘못된 도시재생사업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14일에는 5년간 주택 76만호 공급, 부동산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가장 ‘폭망’한 정책은 24타수 무안타의 부동산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조기 출사표를 던진 안 대표가 서울시 주요 현안을 재빨리 선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③“불 꺼진다” 냉정론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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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선언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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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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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 대표의 상승세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보수 집토끼, 또 민주당에 실망한 일부 진보층의 일시 이탈로 인한 착시 현상”이라는 냉정한 평가도 적지 않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 지지율 속에는) 우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며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별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빅2’로 불리는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이 각각 13일, 17일 출마를 선언하자, 막판 보수 결집으로 안풍(安風)이 꺾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국민의힘 후보 지지층은 결집할 것이고, 안 대표에 대한 집중포화가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로 자신감을 얻은 국민의힘 내부에선 “3자 대결로도 승산이 있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날 안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야권 단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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