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종근당 본사. [사진 종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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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은 자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나파벨탄’)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14일 밝혔다. 전날 발표된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에 비해 보다 위중한 상황의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효과가 있었다.
종근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나파벨탄은 고위험군 환자에게 탁월한 치료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는 ▶입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증’ 환자 ▶산소마스크 치료가 필요한 ‘중등증’ 환자 ▶집중치료실(ICU) 치료나 인공호흡기 장착이 필요한 ‘중증’ 환자로 구분한다. 중증 환자 중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환자의 치명도를 예측하는 지표(조기경보점수·NEWS)가 7점 이상이면 사망 확률이 18배 커져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종근당이 러시아에서 실시한 임상 2상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는 코로나19 확진 환자 36명에게 나파벨탄을 10일간 투약하자 61.1%의 환자가 증상이 호전했다. 이는 나파벨탄을 투약하지 않은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증상 개선율(11.1%)보다 50%포인트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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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 61% 호전돼
종근당의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도 효과가 있었다. [사진 종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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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파벨탄 투약 28일 후 100명 중 94명이 호전됐다(94.4%). 같은 기간 나파벨탄을 투약하지 않은 경우엔 61.1%의 환자만 코로나19 증상이 개선됐다.
이를 두고 종근당 측은 “총 28일의 임상시험 기간 중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두고, 각종 변수를 고려·배제해서 각 그룹군의 변수를 통계적으로 산출해 보니, 학술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투약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나파벨탄이 2.9배 높은 치료 효과를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파벨탄을 투약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 중 4명이 사망했지만, 나파벨탄을 투약한 환자 중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를 두고 종근당은 “나파벨탄이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의 사망을 막아주는 약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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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경증, 종근당은 중증 환자용
김영주 종근당 대표. [사진 종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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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13일 셀트리온이 공개한 ‘렉키로나’는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경증 환자와 중등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었다. 폐렴에 걸렸거나 50세 이상인 중등증 환자의 경우 치료기간을 최대 6.4일 단축했지만,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는 임상을 실시하지 않았다.
렉키로나가 항체치료제라면, 나파벨탄은 약물 재창출 방식의 코로나19 치료제다. 바이러스에 가장 잘 반응하는 항체를 골라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하는 항체치료제에 비해, 기존 약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반응하는지 검증하는 약물 재창출 치료제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11월 렉키로나의 가격을 약 40만원으로 책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혈액 항응고제와 급성췌장염 치료제로 현재 사용 중인 나파벨탄의 약가는 바이알(vial·보관용 유리용기)당 9748원이다.
종근당 측은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나파벨탄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에게 나파벨탄을 투약할 수 있도록 식약처에 이달 안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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