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유 배럴당 52.9달러, 작년 2월 이후 52달러선 회복
사우디 감산 계획 발표에 코로나 백신 본격화 등 영향
유가 상승에 올해 석유 수요도 전년比 7% 증가 전망
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지난 13일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대비 배럴당 0.6% 떨어진 52.91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긴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날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52달러를 넘어선 것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확대 소식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국제유가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1월 초만 하더라도 WTI유 기준 배럴당 60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해 2월부터 배럴당 40달러대로 떨어지더니 줄곧 20~40달러대를 오갔다. 이랬던 유가가 올해 들어 50달러선을 돌파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13일 기준 WTI유 가격은 전월 동기(46.58달러)대비 11.1%나 올랐다.
최근의 유가 상승세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선 석유수출기구 및 러시아 등 비회원국 연합체인 ‘OPEC+’가 지난 5일 가진 회동에서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규모 확대 소식이 들린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3월 분 원유를 하루 100만 배럴 규모로 감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본격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 등이 겹치면서 유가를 뒷받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정유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 행진을 이어갔던 정유업계는 여전히 실적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원유재고 관련 손익으로 석유사업에서 다소 선방하긴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대표적인 정유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도 1월1주 기준 배럴당 1.4달러에 그치며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4~5달러대에는 근접조차 못한 상태다.
정유업계는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실적 반등의 시점을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사들에게 재고평가이익을 거두게 해줌으로써 이익을 내게 해준다. 물론 유가만 상승해서는 정유사들의 안정적인 수익 회복이 쉽지 않다. 병행돼야 하는 건 석유제품의 수요 회복이다. 다행히도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도 전년대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는 9589만 배럴로 전년(8999만 배럴)대비 6.5%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수요가 뒷받침한다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역시 상승 곡선을 탈 수 있게 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세와 더불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해 코로나19 확산이 억제된다면 조금씩 석유제품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올해 각국의 인프라 투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석유화학용 수요도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 하반기에는 정유업계의 수익성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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