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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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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은 왜 텅 빈 이태원서 출마선언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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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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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4선 중진인 나경원 전 의원이 장고 끝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키워드는 '신속 공정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폐업·실업 구제'로 잡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1호 어젠다인 기본소득제도 '서울형'으로 바꿔 다시 띄웠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는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이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13일 나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은 이례적으로 서울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뒤편에 위치한 먹자골목에서 진행됐다. 이태원은 지난해 5월 한 클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관광객 발걸음이 끊겼다. 이날 나 전 의원이 출마 선언을 진행한 골목 양쪽으로도 '폐업' '장사하고 싶다' 등이 적힌 현수막이 나부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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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해결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텅 빈 이태원 먹자골목을 출마 선언 장소로 택했다. [사진 출처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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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전 의원은 우선 "백신이 확보되고 나면 더 중요한 과제는 신속하고, 공정하고, 질서 있는 접종"이라면서 '백신 접종 셔틀버스'를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업과 폐업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향해서는 6조원 규모 '민생긴급 구조 기금'을 설치해 저금리 대출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형 기본소득제'를 꺼내들며 김 위원장의 1호 어젠다 맥을 이었다. 다만 도입 취지에 대해 "서울에서 최저생계비가 보장되지 않는 20만 절대 빈곤가구를 추방하겠다" 등으로 설명한 만큼 절대 빈곤층에 대한 선별적 기본소득 지급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이 서울시장 재보선의 최대 공략 포인트로 삼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공시지가 산정 절차 개혁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공시지가 결정 과정에서 서울시장 동의를 얻도록 해 세금 감면의 첫 출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참모진의 인적 구성에도 공을 들였다. 여권 소속 두 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비서실장에는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대변인에는 전희경 전 의원, 정책총괄에는 여의도연구원장 출신 김종석 전 의원이 포진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겠느냐"면서 에둘러 비판했다. 또 안 대표가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인 반면, 자신은 "공수처는 절대 안 된다고 외쳤던 뚝심 있는 나경원"이라고 대조하기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어 나 전 의원까지 당내 '2강'이 모두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에 내밀었던 '당대당 통합' 카드를 사실상 거둬들였다. '선통합 후경선'을 주장해왔던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선입당 후통합'론으로 선회하면서다. 정 위원장은 이날 당내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연사로 참여해 "승률을 높이는 단일화는 기호 2번 단일화"라고 말했다. 다만 단일화 없는 3자 구도에 대해서는 "독자 후보를 내면 승률이 상당히 낮아진다"고 주장해 3자 구도 승리를 예견한 김 위원장과는 의견을 달리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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