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인터뷰서 "미국인의 中인식 바꿨다" 주장
"中과 대화는 시간낭비…고율관세 유지해야"
"中눈치 보지 않고 고율관세로 美노동자에 혜택"
바이든, 동맹국과 공조해 대중 압박 지속 의사 밝혀 주목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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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에 대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바꿨다. 중국 정부를 자극할까 봐 두려워했던 기존 행정부들과는 달리 중국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강경한 접근법을 취했고, 그 결과 미국 노동자들에게 혜택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수백만대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았다며 “우리는 자동차 산업과 차 부품 산업을 보호했다”고 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중국의 정책 (방향)은 미국과 경제적 적국 사이에서 지정학적 경쟁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것(대중 관세)이 계속되는 게 나의 희망”이라며 차기 행정부에서도 현재의 대중(對中) 관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보호주의 무역정책을 설계한 인물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중국이 1년 전과 비교해 미국 상품·서비스 구매 규모를 2년에 걸쳐 2000억달러 늘리도록 하고 금융시장 개방, 지식재산권 이전 압박 등에 있어 완화적으로 만들었다는 평이다.
WSJ은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을 향한 분노를 1930년대 이후 볼 수 없는 규모의 관세를 부과해 2년 간의 무역전쟁으로 바꿨다”며 “중국의 대미 수출 중 4분의 3에 해당하는 37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 보호주의 무역을 미국의 핵심 정책 기조로 자리잡게 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보호주의 무역정책이 수입품 가격을 높여 미 기업 및 소비자 부담을 가중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경제팀은 라이트하이저의 강경한 대중 시각을 공유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뿐 아니라 동맹국들과도 무역 마찰을 빚어 중국의 태도를 중장기적으로 바꾸는 데엔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다른 동맹국들과 마찬가지로 보복 관세로 대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동맹국들과 공조해 중국에 맞서겠다는 게 바이든 경제팀의 계획이다.
바이든 당선인 역시 동맹국들과 공조해 강경한 대중 견제를 이어갈 것임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25% 고율 관세를 즉각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조치를 반대하거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과 중국은 90년대에 대화를 시작했지만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에 치중한 1990년대의 대중 정책으로 복귀한다면 시간 낭비일 뿐”이라며 “대중 고율 관세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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