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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살균력 99%라더니…소비자원 "전해수기 15개 중 13개는 살균 효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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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수 살균 성분 부족하고 세균 감소량도 적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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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물을 전기분해해 살균수로 만드는 전해수기 제품 중 수돗물만을 분해하는 제품은 실제 살균 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들어진 전해수의 살균 성분이 부족한 것은 물론, 살균소독을 했을 때 감소되는 세균의 양도 적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판매 중인 전해수기 제품 15개를 조사한 결과 '수돗물을 전기 분해해 생성된 전해수에 99% 이상 살균력이 있다'고 광고하는 13개 제품의 살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12일 밝혔다.

전해수기는 수돗물 또는 소금이 첨가된 수돗물을 전기분해해 차아염소산(HOCl) 또는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 등을 생성시켜 살균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13개 제품에 수돗물만 넣고 최소 1분에서 최대 10분간 작동시킨 뒤 생성된 전해수를 시험했을 때, 살균 성분인 유효염소량은 리터(ℓ)당 최소 0.2㎎에서 최대 2.0㎎에 불과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등 식품 살균 목적에 쓰이는 차아염소산수는 유효염소를 리터당 10~80㎎ 함유해야 한다. 조리용 기구 등을 소독하는 데 쓰이는 경우에는 리터당 200㎎ 이하의 유효염소가 들어 있어야 한다.

살균력의 경우에도 대장균은 최대 35.294%, 황색포도상구균은 최대 32.5% 감소하는 데 그쳐 '99% 살균'이라는 광고 내용과는 거리가 있었다.

전해수기의 살균소독력 시험기준도 마땅치 않았다. 때문에 13개 제품이 살균력의 근거로 제시한 시험성적서는 다양한 유기물이 존재하는 실제 환경조건이 반영되지 않은 시험법을 활용한 결과만을 담고 있었다.

살균제가 쓰이는 화장실과 주방기구 등 실생활 장소와 생활용품에는 세균뿐만 아니라 유기물도 존재한다. 유기물은 살균제 효능에 영향을 미쳐 살균효과를 떨어뜨리므로, 전해수기의 살균소독력 시험을 위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편 조사 대상 제품 15개는 모두 '오직 물로만 99.9% 살균', '99.9% 세균살균' 등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 구체적인 시험조건이나 살균력 결과 수치가 갖는 제한적인 의미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7개 제품은 손소독제로 쓸 수 없는 전해수를 손소독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반려동물 살균제로 광고한 13개 제품 중 12개는 동물용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조·판매자에게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시·광고 등을 시정할 것을 권고했다. 해당 사업자들은 권고 내용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환경부에는 전해수기에 대한 살균 유효성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전해수기 표시·광고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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