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
A의사는 지난해 11월 20일 4살 아이를 진료하다 상처를 보고 아동학대를 의심했다.
A의사는 1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애기 왼쪽 눈 바로 옆에 계란만한 혹이 생겨 진료를 받으러 왔다. 병원에 처음 올 때 아이 엄마는 아이 아빠가 화가 나서 ‘아이를 던졌다’라고 말한 걸 나중에 들었다. 아이 상처가 심각한 상태고 어머니 진술이 있어서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B경위는 신고자를 묻는 가해 의심 부모에게 “그건 말할 수 없다”라고 했으나 이후 조사과정에서 “아침에 그 의료원에서 진료받았죠?”라고 말했다. 이후 가해 의심 부모는 A의사에게 수차례 항의전화를 했다.
A의사는 “아이 아빠가 저한테 ‘내가 애기 꿀밤 좀 때리고 잡아끌고 하다가 다친 건데 이게 학대냐. 이걸 네가 뭔데 신고하냐’면서 위협감을 주는 발언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관할 파출소에 신분이 노출된 거 같으니 더 이상 정보를 넘기지 말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쪽에서 가해 의심자에게 또 전화해서 의사 선생님은 신고 의무자여서 신고할 수밖에 없으니까 해코지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서 제가 신고한 걸 특정해버리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경찰이 A의사 신분을 노출한 것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다고. A의사는 “처음에 경찰 쪽에서 그럴 수 있으니까 이해하라고 이야기하더라. 저희가 수사 과정에서 실수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어이없게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제가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그리고 특정범죄신고자등 보호법 위반사항이라고 말하니까 그제서야 ‘그럼 저희가 어떻게 해드릴까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고 그 다음 언론에서 이 사건이 공론화되고 나서 경찰서장으로부터 경찰 실수를 제대로 인정받았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A의사가 진료한 4살 아이의 상태를 보고 학대가 아니라고 결론 지었다. 사건 당일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아이를 아버지가 현관문으로 잡아끄는 과정에서 얼굴 등에 상처가 났으나 고의성이 없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A의사는 “경찰에서는 아이 아빠가 고의성이 없었고, 그리고 엄마가 외국 분인데 한국말이 서툴러서 말을 잘못한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전북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는 학대를 인정하긴 했다. 그래서 두 결정에 차이가 있는 게 조금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찝찝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동학대라고 신고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다칠 수 있는 상처가 아니었다. 후유증, 안구손상 정도가 의심되는 상태였다. 적어도 저한테 의학적 소견을 물어보든지 아니면 아이를 좀 큰 병원에 데려가 정밀검사를 하고 이게 정말 학대가 아니고 혼자 다친 건지 이런 소견을 받았어야 했는데 그게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A의사 주변에도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했다가 가해 의심 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은 의사와 선생님들이 많다고.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인 교사 중 약 60%가 학대신고를 망설인 적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교원단체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유·초·중·고·특수 교사 800명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현황 조사를 한 결과 ‘아동학대 신고를 망설인 적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약 60%(466명)에 달했다.
신고를 망설인 이유에 대해 교사들은 ‘신고 후 아동의 상황이 더 나빠질까 봐’(33.8%), ‘아동학대 유무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서’(32.5%) 등으로 답했다. ‘양육자의 위협(14.1%)’을 걱정하는 교사도 적지 않았다.
A의사는 “이번 사건이 언론에 나오자 주변에서 저한테 이야기해주더라. 제 주변에 의사들이나 학교 선생님들이 많은데 아동학대 의심되는 상황이 있어서 신고했더니 보호자들이 직접 와서 심한 경우 살해 위협까지 받은 사람도 있었다”라며 아동학대 신고자 보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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