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과 비대면 대화도 가능..북미·남북대화 대전환 노력”
신년사 전체에서 남북 관계 언급 자체 줄어..원론적 성격의 신년사
유엔 동시가입 30년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 우리의 의무”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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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1층 로비에서 신년사를 통해 “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춰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미국 내부의 극단주의자들이 분위기는 여전히 심상치 않다. 광범위한 시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제2의 폭력 사태가 우려되고 있어 바이든 정부의 안정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북미 및 남북 대화 대전환은 선언적 성격이 짙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지난 1991년 남북 동시 유엔 가입을 상기하면서 “전쟁과 핵무기 없는 평화의 한반도야말로 민족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의무”라고 했다. 지난해 신년사에 포함됐던 △DMZ 국제평화지대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노력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추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공동 입장 등 구체적 제안은 올해에는 찾기 힘들었다.
바이든 정부 출범과 이에 맞는 새 대외전략노선을 준비 중인 북한의 상황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입지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아직 대북 문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고 북한은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제안에 대해 ‘비본질적인 문제’라고 거리를 뒀다.
다만 문 대통령은 다시금 남북이 공동으로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협력을 촉구했다. 코로나를 비롯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지리적 접경을 맞대고 있는 남북간 현안을 풀어내자는 제안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신종감염병, 자연재해를 겪으며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라며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한다.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한·아세안 포괄적 보건의료 협력을 비롯한 역내 대화에 남북이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비대면 대화’ 방식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전세계가 코로나19에 신음하면서 여러 차원의 화상 정상회담이 개최됐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외교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동력은 대화와 상생 협력”이라며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 때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까지 가능성이 점쳐지던 때를 떠올리면 이 역시 남북 관계의 후퇴를 보여주는 지점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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