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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트럼프 탄핵 정국

美민주 "트럼프 탄핵"…공화당서도 일부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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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상 초유의 의사당 폭동에 격앙된 미국 민주당이 임기가 채 2주도 남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즉각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남은 임기 13일은 '공포 쇼'가 될 것"이라며 "이 위험한 인물이 우리 민주주의를 공격하게 방치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지 않으면 의회가 탄핵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고 부통령이 권한을 대행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란죄를 적용해 긴급 탄핵을 실시해야 한다며 탄핵안 초안까지 마련했다. 공화당 내 일부 반(反)트럼프 인사도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지지했다.

축출 위기에 내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를 처음으로 인정하면서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트위터 영상 메시지에서 "새 행정부가 20일 출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는 미국 민주주의를 더럽혔다"고 적반하장식 발언을 내놨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남은 임기 13일도 못참겠다…美민주 "트럼프 직무박탈 안되면 탄핵"


美 의사당 폭동 후폭풍

폭도 선동해 정치분열 부추겨
2주 남은 정권 막장으로 몰아

민주, 수정헌법 25조 발동요구
교통장관·백악관 비서도 사표

트럼프, 이제와서 "정권 이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끝내 '자승자박' 상황에 내몰리며 만신창이가 됐다. 임기 내내 극단적인 정치적 분열을 부추겼고, 대선 결과에 불복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극렬 지지자들이 일으킨 의사당 폭동으로 인해 직무가 박탈되거나 탄핵되는 불명예까지 떠안을 막장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었다.

7일(현지시간)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단 하루도 더 재임해선 안 된다"며 수정헌법 25조를 즉각 발동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17명은 연명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25조 발동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공화당 현역으로는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이 유일하게 지지 의사를 공개 표명했다. 공화당 소속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지사도 "스스로 사임하거나 축출하는 것이 미국을 위해 최선이라는 데 의문이 없다"고 동조했다.

1967년 개정된 헌법 25조 4항은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대통령이 스스로 권한을 부통령에게 이양하기를 거부할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발동된 적은 없다. 부통령이 결정하고 최소 장관 8명과 의회의 동의를 얻으면 즉각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수 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수정헌법 25조 발동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장 반란을 선동했다"면서 "부통령이 반대하면 의회가 탄핵을 준비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긴급 탄핵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워낙 촉박한 데다 탄핵이 완성되려면 상원에서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하원에선 상징적 의미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탄핵을 의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일부 의원들이 내란죄를 근거로 탄핵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WSJ는 "트럼프 씨가 두 번째 탄핵을 피하길 원한다면 개인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모두에게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악시오스·입소스 긴급 여론조사에선 전체 응답자 중 51%가 트럼프 대통령 축출에 찬성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86%로 압도적 찬성이었으나 공화당 지지층에선 불과 15%만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순한 양'이 됐다. 전날 트위터에서 계정 임시 중단 조치를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계정이 열리자 동영상을 올려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재차 약속했다. 특히 20일에 새 정부가 출범한다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봉사한 것은 내 인생의 영광이었다"며 "이제 의회가 선거 결과를 인증했으므로 순조롭고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눈길을 끈 대목은 의사당 폭동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고 오히려 지지자들의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 점이다. 그는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는 미국 민주주의를 더럽혔다"면서 "당신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지 않으며 법을 어긴 자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일 의사당 난입 직후 동영상 메시지에서 해산을 촉구하면서도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말한 것과는 180도 달라진 셈이다.

트럼프 정권이 만신창이가 되자 측근들이 뒤늦게 난파선에서 탈출하려는 행렬도 이어졌다. 이들은 전날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을 사퇴 이유로 밝혔으나 뒤늦은 하차에 여론의 시선이 곱지는 않다. 이날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은 "의사당 난입은 피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한 뒤 장관 가운데 처음으로 사퇴했다. 차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대선 결과 인증을 주도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의 부인이다.

벳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믹 멀베이니 북아일랜드 특사도 물러났다. 백악관 비서진 중에선 전날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 등 여러 명이 사표를 던졌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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