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신임 주일 대사.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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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지난해 11월 강 대사를 내정하며 “오랜 기간 쌓아온 고위급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색된 한ㆍ일관계의 실타래를 풀고,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이달 22일 현지에 부임할 예정이라고 한다.
당초 일본 내에선 우익 언론 등을 중심으로 과거 강 대사가 일본의 대일 정책 등과 관련해 비판적 의견을 밝힌 것 등을 문제삼아 부정적 기류가 표출되는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문제 없이 아그레망(주재국 인준 동의) 절차가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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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일본 대사도 교체
주한 일본 대사 역시 새로 부임하게 된 게 일본 정부가 강 대사의 아그레망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 도미타고지(冨田浩司) 현 주한 대사는 주미 대사로 자리를 옮긴다. 후임으로 아이보시고이치(相星孝一) 주이스라엘 일본 대사가 내정되며 아이보시 대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아그레망 절차도 사실상 동시에 진행됐다. 양국 모두 대사가 교체되는 상황에서 아그레망 문제로 신경전을 벌여봤자 서로 득될 게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게 외교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각료회의(국무회의)를 열어 아이보시 대사를 주한 대사로 발령냈다. 그는 1983년 도쿄대 교양학부를 졸업한 직업 외교관으로, 주한 일본대사관 1등서기관(1999), 참사관(2000), 공사(2006) 등으로 한국에서 근무했다. 한류 팬으로도 알려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하루종일 쌀쌀한 기온을 보인 8일 대전 보라매공원 평화의 소녀상에 겨울 모자와 목도리, 담요, 장갑, 양말 등이 입혀져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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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강 대사 임명을 계기로 바닥을 치고 있는 한ㆍ일 관계의 국면 전환을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한ㆍ미ㆍ일 안보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국내외적 기류가 조성될 것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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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평창 어게인' 기대하지만…
특히 정부는 7월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을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의 불씨를 다시 되살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남북미간 대화 프로세스의 시발점이 된 것처럼 도쿄 올림픽이 ‘평창 어게인’이 되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북한 고위급 인사가 도쿄 올림픽에 참석한다면, 자연스럽게 바이든 행정부와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도쿄 올림픽 관람권. 교도=연합뉴스 |
하지만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 7월에 예정대로 올림픽을 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 일본 내에선 김 위원장 등 북한 고위 인사들이 오는 것을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일 소식통은 “납북 피해 등을 겪은 일본 국민들은 북한에 대한 호감도가 높지 않은 데다 도쿄 올림픽은 우리 잔치인데 다른 나라가 관심을 빼앗아가는 것도 별로 원치 않는다. 크게 기대하거나 바라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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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갈등 해결이 우선
또 양국 정부가 강제징용 판결 등 과거사 문제로 인한 양국 갈등부터 해결하지 못하면 도쿄 올림픽을 활용한 북핵 협상 재개 등의 구상은 처음부터 꼬일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강 대사 임명이 공식 발표된 날 법원은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 정부 패소 판결을 하는 등 양국 간 ‘과거사 악재’는 계속되고 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홍석인 주미 공사를 주호놀룰루 총영사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홍 신임 총영사는 1993년 입부한 직업 외교관으로 평화체제과장, 주미 참사관, 공공문화외교국장 등을 거쳤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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