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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극박물관, 첫 번째 예술신서 '설위설경, 무와 예술'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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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국민속극박물관은 예술신서 시리즈 첫 번째로 '설위설경, 무와 예술'을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설위설경은 충청도 지방 무속에서 비롯된 것으로, 남자 무속인인 법사가 이른바 '앉은 굿'이 벌어지는 '경청'(經廳)에 종이로 만든 일종의 무구(巫具)를 설치하고 경을 읊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사용되는 종이 무구를 설위설경 또는 설경이라 부른다.

이번 책은 전통 무속에서 시작된 설위설경이 자생적 생명력을 획득하면서 설치 미술과 무대 미술, 공예와 시각 디자인 등에서 전방위적 현대 예술 기호로 나타나는 점을 반영해 쓰였다.

우란문화재단 '신물지'의 전시기획자 장윤주, 극단 서낭당의 '넋전 아리랑' 공연 연행자 최일순, 장세일, 정해남 법사 등 명인에게 직접 설위설경을 접한 종이공예가 도영미의 글과 생생한 사진으로 설위설경의 현 위치를 예술 현장에서 살피고 있다.

책은 설위설경의 본래 의미를 음미하도록 전문가 우종선의 논문 '법사와 행술-설위설경', 설경 예술가 이재선·강창미의 설경 작품 58점과 그 제작 과정을 상세히 수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수려한 화보이다. 우리나라 무속의 큰 인물이며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들인 김금화·김유감·박병천·장세일의 무(巫)가 1인극, 전위 예술, 춤, 마임 등 다양한 현대 예술 분야의 대가들인 심우성·무세중·이애주·유진규의 예(藝)로 다시 태어남을 보여준다.

한덕택 서울남산궁악당 상임예술위원은 추천사에서 "이 책은 20여년간 다양하게 현대적 가치를 발현하고 있는 설위설경의 문화 예술적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전통문화가 현대 예술로 확대 재생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으며 다음 행보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민속극박물관은 민속학자 심우성(1934~2018)이 수집한 민속연극용 인형, 가면(탈), 전통 악기, 무속 자료, 각종 연희에 사용되는 소도구, 서적 등을 전시해 놓은 전문 박물관으로 충남 공주시에 지난 1996년 개관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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