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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6일 이란에 협상단 급파…美-이란 갈등에 끼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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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로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달러·바이든 행정부 겨냥 등 선박 억류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 나와

미국의 '이란 핵합의' 조기 복귀 노림수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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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양국간 인도적 교역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시점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선박을 억류한 사건이 터진 배경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나오고 있다. 우선적으로는 한국에 동결된 이란중앙은행의 70억 달러(약 7조 6000억원) 문제가 직접 원인이란 분석이 나왔고, 이어 조 바이든 새 미국 행정부를 겨냥한 행동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 사흘째인 6일 상황은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외교부, 해양수산부 등 유관 부처와 대응책을 긴밀하게 협의하라고 지시했고 부처간 조율된 대책을 중심으로 상시 대응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주무부처인 외교부는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협상 실무대표단을 이날 현지에 급파하기로 했다.


10일부터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2박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한다. 이 사건 이전에 계획됐던 최 1차관의 방문 목적은 한ㆍ이란 간 인도적 교역 확대 문제였다. 최 1차관은 이번 방문에서 우호적 교역뿐 아니라 한국 선박과 선원 조기 억류 해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게 됐다.


한국 정부가 범정부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이란 정부도 한국 선박과 선원을 억류해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날선 반응을 내놨다. 이란은 그간 한국과 외교채널을 통해 이번 억류가 ‘MT-한국케미호’의 환경오염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과 함께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 달러 문제와 상관없는 사항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선박 억류 이후 첫 온라인 기자 회견을 통해 “최근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면서 “이란 자금 70억 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는 것은 한국이고, 그들은(한국은) 이란 국민이 우리 자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어떤 추가적인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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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 대변인의 이 같은 공식 발언이 나옴에 따라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이 이번 억류 사건의 배경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 7월 해당 자금과 관련해 “상환하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해 부채 상환에 나설 것”이라면서 “미국과 한국은 주종 관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이 사건의 배경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앞서 한국과 이란 양국 정부는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백신 구매에 사용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한국이 동결된 자금을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송금하고 이란이 백신을 공급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외교부는 미국 재무부와 협의를 마치고 제재 예외를 인정 받았으나 미국의 추가 제재를 우려한 이란측이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을 지렛대 삼아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를 앞당기기 위한 셈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 2018년 일방적으로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했다. 극심한 경제난을 극복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이번 억류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벌인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이다. 바이든 당선자는 지난 대선에서 이란 핵합의를 되살리겠다고 공약했다.


미국 CNN 방송은 “한국 선박이 오염 물질을 배출했는 지 여부와 상관 없이 이란은 이번 억류를 통해 걸프 해역의 항행에 대한 이란의 잠재적 영향력을 각인 시킨 것”이라면서 “이란의 동결 자금이 있는 한국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립적 희생자”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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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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