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법조사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 공정위 심사 걸릴 수도"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유상증자를 위한 발행 주식 총수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있다. 20201.01.06 .한주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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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대형 항공사(FSC) M&A 관련 이슈와 쟁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를 넘지 못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두 항공사는 인천공항 여객 슬롯(slot·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합계가 38.5%라 독과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를 반박한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목적지가 다른 노선 간에는 수요(여행객) 대체 가능성이 없다"며 "각 도시를 연결하는 개별 노선에서의 슬롯 점유율이 실질적 독과점 여부 판단에 유의미한 자료"라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향후 공정위 심사에서 이 부분을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불가피성이 있음을 인정받지 못하는 시나리오도 언급됐다. 공정위는 두 기업이 합병할 때 독과점 우려가 있더라도 인수 대상이 '회생이 불가한 회사'라는 점 등이 인정되면 결합승인을 내준다. 반면, 입법조사처는 공정위가 HDC현산을 대한항공보다는 항공업계 경쟁제한성이 적은 대안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봤다. HDC현산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으나, 막판 의견 차이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 공정위 조건부 승인에 2조 요기요는 매물로 나와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앱으로 주문을 받을 때 최저가를 적용하도록 압박한 의혹을 받는 가운데 2일 서울 시내의 한 요기요 매장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다. 2020. 6. 2. 한주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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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공정위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인수를 승인하면서 6개월 내 자회사 DH코리아(요기요 운영사)를 매각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두 기업이 합치며 시장 내 독과점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M&A 시장에서는 조만간 요기요가 매물로 나올 것이 예측되며,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유통사, 게임사 등이 요기요 가치 평가에 착수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요기요를 잡는 기업은 단숨에 배달앱 시장 1위로 부상할 수 있는 데다가, 최근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시장이 커지고 있음을 감안해 요기요 기업가치가 1조5000억~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글로벌 M&A 시장 역시 독과점 이슈로 들썩
글로벌 M&A 시장에서도 올해는 독과점 이슈가 큰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불공정경쟁을 지속할 경우 기업 분할을 요구할 수 있는 법안 초안을 공개했다. 같은달 미국 정부는 페이스북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며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중국 규제당국은 그룹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의 투자 지분을 강제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세계적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사회적 책임이 투자 프로세스의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향후에는 독과점 논란에 따른 기업 분할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M&A를 완수하고도 독과점 규제에 걸려 기업결합 승인을 통과하지 못할 위험도 커진다. 특히나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업결합에 고려해야할 변수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독과점으로 해석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앞으로 독과점이나 일감 몰아주기로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며 "타기업 인수합병에 의욕적인 기업이라면, 독과점 이슈를 전문적으로 들여다볼 인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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