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미래관계협상 합의안 승인
당분간 혼란 불가피…세부사항 추가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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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영국과 유럽연합(EU)이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ㆍGMT)를 기점으로 47년간의 동거 생활을 마무리 짓는다. 2016년 영국 국민투표를 시작으로 숨 가쁘게 진행된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일정을 모두 끝내고 영국이 EU라는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양측은 이제 미래 관계 협상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나가게 된다.
30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상ㆍ하원은 이날 긴급 회의를 소집해 EU와의 무역 협정을 포함한 미래 관계 협상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이를 통과시켰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영국 보수당이 하원 의석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제1야당인 노동당도 아무런 합의가 없는 '노 딜(No Deal)' 상황보다는 낫다며 이를 지지해 압도적 표 차이로 법안이 의회 문턱을 넘었다.
이 법안은 상하원을 거쳐 여왕 재가까지 받으며 정식 법률로서의 효력을 갖게 됐다. 양측의 브렉시트 전환기간 종료를 목전에 두고 하루 만에 상ㆍ하원 승인, 여왕 재가까지 모두 마친 것이다. EU는 지난 29일 회원국 대사들이 합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뒤 내년 1월1일부터 임시 발효시키기로 했으며, 유럽의회와 회원국의 비준은 내년 초 진행키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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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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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EU 탈퇴를 통해 주권을 회복하고 무역이나 외교 등에서 자주권을 갖겠다는 구상이다.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 47년간 유럽이라는 공동체에 속했던 영국은 EU 회원국으로서 통상ㆍ안보 등 주요 이슈에 대해 다른 유럽 국가와의 합의 등을 거쳐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합의에 서명함으로써 우리(영국민)가 뽑은 의회가 만드는 우리의 법에 따라 살아가는 주권 회복을 실현하게 됐다"고 밝혔다.
EU는 독일, 프랑스와 함께 핵심 회원국이던 영국이 빠져나가면서 '내부 결속 다지기'라는 미션을 안게 됐다.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회원국이 아니면 혜택을 누릴 수 없다'라는 원칙을 고수해 이를 이번 합의에 녹여낸 만큼 회원국들의 연대를 강화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분열도 곳곳에서 확인돼 브렉시트 이후 공동체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양측의 이번 합의가 전환 기간 종료 막판에 나온 만큼 내년 초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양측이 상품 무역에서는 무관세ㆍ무쿼터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기존에는 없던 통관과 검역 절차가 생겨 이에 대비하지 못한 기업들이 당분간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합의가 큰 틀에서만 이뤄진 상황이어서 금융을 비롯한 대부분의 서비스 부문은 내년에 다시 협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자유롭던 영국과 EU 간의 이동에도 이제는 장벽이 생기게 된다. EU 회원국에서 90일 넘게 체류하려면 영국인은 비자를 받아야 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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