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30일 오전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내년 4월 부산시장 출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김호영 기자] |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부산시장 출마를 결심한 건 단순히 부산이 고향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30일 매일경제와 만난 박 교수는 1990년대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운동, 17대 부산 수영구 국회의원, 30년간 재직한 교수직 등을 언급하며 "제가 기여와 봉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부산이고, 그게 부산에 대한 도리"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방송 출연으로 인지도가 있으니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분들도 계셨지만 처음부터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청년 인구수가 급감하는 등 쇠락해가는 도시를 살리겠다며 '민생 실용 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산학협력을 통한 기업 투자 유치, 청년층 일자리 창출,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2억원 무이자 주택 대출, 보육·복지 확충 등이다. 그는 "출마 선언 후 민생 현장에 계신 분들을 만나는 한편으로 외국계 투자자, 지역 관계자도 계속 만나고 있다"며 "부산에 새로운 투자 흐름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력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초기 3년 반 동안 거친 청와대 홍보기획관, 정무수석, 사회특별보좌관을 빼놓을 수 없다. 경쟁자들은 그를 '친이계'로 분류하고, 최근 이 전 대통령이 받은 징역 17년형 판결과 연관 지어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박 교수는 오히려 "어느 정부든 공과가 있고, 이 전 대통령은 다른 건 몰라도 일에선 대단히 열정적이고 일하는 법을 알았던 사람"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부동산 정책 등 국정 운영에서 배운 점이 많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 초 보수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제가 없애려고 했던 게 그 '친이계' '친박계'라는 보수 대립"이라며 "그에 대한 성찰 없이 계속해서 상대방을 낙인찍으려고 하는 태도로는 미래로 갈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산시장 지지도 1위를 잇달아 기록하기도 한 그는 당내 경선과 관련해 "정책과 토론으로 자유롭게 경쟁하는 건 환영한다"면서도 "근거 없는 흑색 선전은 서로 경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투력과 야성이 약해 보인다는 일각의 평가에는 "사이다 발언을 하는 게 전투력이라면 부족할 수 있지만 일을 끝까지 관철해내는 능력은 누구에게도 뒤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에선 '정권 심판'과 함께 국민의힘이 '비호감의 벽'을 뚫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성숙한 결단이었다고 본다"며 "개인의 정치 인생이나 야권 전체를 위해서도 귀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젊은 층과 소통할 수 있는 후보들이 이번 경선 무대에 많이 올라온다면 야권이 수도권을 탈환하고 대선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주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