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당국 "자료 불충분" 지적…영국은 이르면 내주 보급 추진
EU,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억회분 늘려 3억회분 확보
영국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백신[로이터=연합뉴스] |
(베를린·서울=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장재은 기자 = 유럽연합(EU)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사용 여부를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정부가 긴급사용 승인 뒤 이르면 다음주 보급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EU 당국과 공유되고 있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노엘 와션 유럽의약품청(EMA) 부청장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일간지 헤트 뉴스블라드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아직 우리에게 승인신청서를 내지도 않았다"며 말했다.
와션 부청장은 "현시점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 자료만 EMA에 제공했을 뿐"이라며 "그 백신의 품질에 대한 추가적 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MA는 백신의 조건부 판매(긴급사용) 승인 권고를 위해 공식적인 승인 신청을 받아 심사에 들어간다.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심사 결과 승인 권고가 나오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일지 최종 결정한다.
와션 부청장은 이 같은 절차를 들어 아스트라제네카의 내년 1월 조건부 판매 승인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는 자국 의약품 규제당국인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백신 승인을 위한 전체 자료를 지난 23일 제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로이터=연합뉴스] |
영국 현지언론들은 영국 정부가 이르면 내년 1월 4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보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U와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맞물려 백신 승인과 개발을 두고 서로 신경전을 벌여왔다.
영국은 EU의 핵심 구성원인 독일의 제약업체 바이오엔테크가 개발에 기여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서방 국가들 중 가장 먼저 승인해 사용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영국 관리들은 브렉시트를 통해 EU 법규로부터 독립했기에 세계 최초 사용이 가능했다고 자찬을 쏟아내 EU의 반발을 샀다.
아스트라제네카가 EMA를 상대로 한 승인 신청을 머뭇거리고 있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 MHRA도 이르면 2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아직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EU는 미국과 독일에서 생산되고 있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억회분을 추가로 주문하기로 했다"면서 "이로써 우리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알려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3억 회분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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