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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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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동시다발 백신 접종…"감동적 통합의 순간, 다시 뭉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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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7개국 4억5000만명 본격 접종 시작

마크롱 "바이러스와 맞설 새 무기"

고령층·의료진 등이 우선접종 대상

독일, 기동팀 만들어 요양원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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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쾰른에서 27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연합 대부분 국가는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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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국에 인구 4억5000만명을 거느린 유럽연합(EU)이 본격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 21일(현지시각) EU 집행위원회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조건부 승인한 지 6일 만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EU는 연말까지 회원국에 1250만 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라이어엔 EU 집행위원장은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오늘 힘들었던 한 해의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며 “코로나 19 백신이 모든 회원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어 “접종은 내일부터 EU 전역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감동적인 통합의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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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라이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백신 접종이 내일부터 EU 전역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감동적인 통합의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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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접종이 시작된 첫날 현지 언론들은 각국의 첫 번째 접종자와 접종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대부분 국가는 고령자, 의료진, 장기요양시설 거주자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날 프랑스와 스페인에선 각각 78세와 96세의 요양시설 거주자가 첫 백신을 접종받았다. 이탈리아에선 로마 스팔란차니 병원의 의료진 5명이 첫 번째 백신 접종의 주인공이 됐다.

이 중 한명인 이탈리아 간호사 클라우디아 알리베르니니(29)는 “오늘 나는 시민으로서, 또 과학을 믿는 모든 의료 종사자를 대표해 여기에 왔다”며 “백신을 맞은 것에 깊은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접종은) 작지만 우리 모두를 위한 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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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스팔란차니 병원의 클라우디아 알리베르니니 간호사가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선 첫 백신 접종의 주인공이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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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U에서 가장 확산세가 뚜렷한 독일은 하루 앞선 26일 접종을 시작했다. 작센안할트주(州)의 양로원에 거주하는 에디드 크볼찰라(101)가 첫 번째 백신을 맞았고, 이어 다른 거주자와 직원 51명이 단체 접종을 받았다.

독일은 접종 기동팀이 백신을 받아 거동이 힘든 요양시설 거주 노인들부터 접종하고 있다. 하루에 팀당 50~80명씩 접종하는데, 치매 환자 등이 접종 우선순위다. 가디언은 베를린의 요양시설 거주자 3만명이 접종하는 데 약 6주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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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5개의 백신 기동팀이 병원 건물 앞에 서있다. 독일은 400여개의 백신접종센터를 마련했지만, 거동이 불편한 요양시설 거주자 등을 위해 기동팀을 운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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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원국 지도자들도 앞다퉈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나섰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 “우리는 바이러스와 맞서 싸울 새로운 무기를 갖게 됐다. 다시 한번 뭉치자”고 썼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도 이날 “오늘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의료진과 취약층부터 시작해 집단 면역으로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을 때까지 접종 대상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는 이날 자신이 접종을 받는 모습을 TV 생중계로 공개했다. 그는 백신 접종 직전 “백신은 우리를 정상 생활로 돌아가게 할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에서도 총리와 대통령이 나란히 백신을 맞고 시민들에게 접종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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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가 27일(현지시간) 프라하 중앙군사병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을 체코에서는 처음으로 맞고 있다. 두 번째 백신 접종자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에밀리 레피코바(95·왼쪽)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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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든 EU 회원국이 바로 백신 접종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는 대규모 접종을 뒷받침할 전산 시스템이 정비되지 못했다며 다음 달 8일로 일정을 연기했다.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등 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가도 백신을 빠르게 분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 27개 회원국은 일단 전체 인구의 70%까지 백신을 접종해 집단 면역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EU에서 승인된 코로나 19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 테크 백신뿐이지만, 다음 달 6일 모더나 백신도 승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지에선 이르면 내년 봄~여름 일반 시민들도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까다로운 보관 조건…운송 중 사고도



하지만 백신 보관과 운송 과정이 까다롭다 보니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27일 독일 바이에른주 리히텐펠스시(市)에선 약 1천 회분의 화이자-바이오엔 테크 백신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적정온도가 유지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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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이 담긴 박스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다. 화이자 백신 유통에는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콜드체인' 유통시스템이 필요하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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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은 효능과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영하 70도 초저온 상태에서 유통돼야 하는데, 배송 과정에서 한 상자의 온도가 15도까지 올라간 것이다. 한 상자에는 975회분의 백신이 담긴다.

화이자 백신의 적정온도를 유지하지 못해 접종이 지연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와 앨라배마주에선 백신 운송 상자의 온도가 영하 92도까지 떨어져 4상자(3900회분)를 화이자에 반품한 적이 있다.

석경만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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