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장사 안 되는데…" 자영업자 2.5단계에 '갸웃'
28일 낮 12시께 서울 종로구 번화가는 점심 시간임에도 한산했다. /사진=윤홍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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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연장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사이에선 강력한 방역조치로 하루빨리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아 피해를 '짧고 굵게' 끝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피해는 피해대로…"
서울시 종로, 강남구의 자영업자 상당수는 '2.5단계' 연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3주간 이어진 2.5단계 조치에도 확진자 수가 크게 줄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진 것이다.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28일 "3단계로 올린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잡힐지는 모르겠지만 2.5단계 효과가 없으니 일단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어차피 2.5단계도 장사가 안되니까 3단계를 해서 짧고 굵게 고통을 끝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2.5단계 조치가 연장되면서 헬스장과 노래방 등 업종은 집합금지 기간이 일주일 늘어났다. 해당 업종 관계자들은 3주간의 휴업 이후 확산세가 잡혀 영업을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했으나 모두 물거품이 됐다.
개인 트레이닝(PT)샵을 운영하는 홍모씨(48)는 "음식점은 영업하면서 1대1로 운동을 하는 PT샵은 집합금지라는 게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입장에선 큰 피해를 보고 3주간 문을 닫았는데 효과는 없고 일주일 더 문을 닫으라고 하니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씨는 "방역조치가 미적지근하니까 피해는 피해대로 입고 상황은 악화되는 거 아닌가"라며 "올해 영업중지 기간만 7주였다. 업장을 운영하며 대출금 갚기도 버거운데 언제까지 견디라고만 할 건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내년 1월 3일까지 6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패스트푸드점은 음식이 아닌 음료나 사이드메뉴만 주문할 경우 카페처럼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다.
패스트푸드 업계는 이같은 조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일부 패스트푸드점은 음료와 디저트만 주문할 시 진작부터 매장 이용을 제한해왔기 때문이다.
종로구의 한 패스트푸드점 관계자는 "2.5단계 조치가 시행될 때부터 음료, 디저트 단품 구매 시 포장이용만 가능했다"며 "방역수칙을 따르면서 영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조치를 내년 1월 3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28일 서울 강남구 한 헬스장과 노래방에 집합금지 공지문이 붙어있다. /사진=최서영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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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망하면 어쩌나" 일자리 걱정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타격을 입은 건 자영업자뿐만이 아니었다. 음식점과 카페 등에서 근무하는 종업원들은 영업시간 제한과 매출하락 등을 이유로 근무시간이 단축된 경우가 많았다. 이 탓에 종업원 사이에선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의 목소리도 나왔다.
종로구의 한 국숫집에서 약 1년째 일하고 있는 60대 김모씨는 하루에 10시간씩 주6일 근무했으나, 2.5단계 조치 이후 하루 5시간 주 6일로 근무시간이 줄었다. 김씨는 "근무가 줄면서 월급도 반토막이 됐지만 아쉬운 소리 할 형편이 되지 않는다"며 "이곳 임대료가 한달에 740만원인데 장사가 안되니까 사장 입장에선 버틸 수가 있겠나"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거리두기가 3단계로 올라가서 더 힘들어지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며 "2.5단계 상태로 잘 막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만화카페 아르바이트생인 20대 박모씨는 "만화카페는 일반 음식점으로 분류돼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3단계가 되면 닫을 수도 있을 거 같다"며 "3단계로 올려야 확진자 수가 감소할 거 같은데, 일자리는 잃기 싫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최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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