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미루, 오윤해 연구위원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12.23. ppkjm@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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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5월 전 국민에게 지급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중 약 30%만 소비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받았다면 30만원은 예정에 없던 ‘추가소비’를 했지만, 나머지 70만원으로는 기존 계획한 소비를 하고, 그만큼 자신의 소득을 대출상환·저축에 활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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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로 이어진 지원금은 ‘4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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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가 23일 공개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14조2000억원 규모 1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신용·체크카드 매출액 증가 효과는 약 4조원이다.
KDI는 정부 재난지원금에 각 지방자치단체 추가 지원금을 더하면 총 14조2000억~19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봤다. 이 가운데 매출 변화 파악이 어려운 상품권·선불카드를 제외한 규모는 11조1000억~15조3000억원인데, 이 중 26.2~36.1%에 달하는 4조원이 소비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KDI는 재난지원금의 70%는 채무상환, 저축 등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봤다. 재난지원금이 사용기간·사용처가 제한된 소비쿠폰 형태로 지급됐기 때문에 이를 통해 필요한 소비를 하고, 이를 통해 아낀 자신의 소득은 빚을 갚거나 저축하는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한국의 30% 내외 수준의 소비 증대는 대만(24.3%) 등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기대했던 수준의 효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후 회의 이후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KDI 연구 결과와 관련 “당시 급격하게 위축된 소비를 진작시키자는 정책 목표가 1차적이었다”며 “이밖에 고용기회 제공, 국민 소득 보전 등 다른 복합적 효과도 감안했기 때문에 재난지원금 효과를 소비 하나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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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서비스업엔 ‘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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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신청 첫 날인 지난 5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을지로지점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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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COVID-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대면서비스업종 등에는 정작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면접촉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내구재·준내구재·필수재에서는 매출액 증대 효과가 컸지만, 대면서비스업·음식업은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
세부적으로, 올해 5월 첫째주부터 8월 둘째주 기간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 증대 효과는 내구재·준내구재는 10.8%포인트, 필수재는 8.0%포인트, 대면서비스업은 3.6%포인트, 음식업3.0%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KDI는 코로나 확산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가구소득 보전만으로는 대면서비스업 등 피해가 큰 사업체 매출 확대에 한계가 있어, 피해업종 종사자에 대한 직접적 소득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다시 지급해야 할 상황에 대비, 경제주체별 피해 규모에 대한 자료를 사전에 수집·분석해 피해계층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식별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 확산 직후 카드 소비를 분석한 결과, 고소득 가구일수록 소비를 크게 줄여 감염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카드 소비 증가액은 저소득 가구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구체적으로, 6월 전국 1인가구의 카드 소비 증가액을 살펴보면 1분위(30만3000원)·2분위(18만8000원)가 3분위(16만9000원)·4분위(11만2만원)보다 많았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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