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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강준만 “같은 '유시민 모델’, 文정권이 盧정권보다 더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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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신간 ‘싸가지 없는 정치’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 강도 높게 비판…“장기적으로는 자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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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전북대 교수.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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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64) 전북대 교수가 원색적인 단어로 전보다 더 높은 수위의 비판을 이어갔다. 24일 출간되는 ‘싸가지 없는 정치’를 통해서다. 제목부터 시선을 집중시킨다.

‘싸가지’(사람에 대한 예의나 배려를 속되게 이르는 말)는 정치에서 지켜야 할 예의를 의미하는 속된 비유로,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인용한 단어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진보적 가치들에 대한 우월감을 갖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이른바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 것이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 책에서 “집권 이후 ‘싸가지 없는 정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물론 우리 사회가 큰 위기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하지만 ‘싸가지 없는 진보’는 단기적으로 남는 장사일망정, 장기적으로는 자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책에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다. 우선 ‘왜 문재인은 늘 중요한 사건에서 고구마처럼 침묵하는가’, ‘왜 ‘선택적 침묵’을 구사하는가‘를 화두로 꺼냈다.

강 교수 설명에 따르면 문 정권의 중심 세력인 586 운동권 출신이 가진 선악 이분법에 의한 편 가르기 습속은 꼭 586이 아니더라도 많은 민주화 인사에게 똑같이 내재돼 있다는 것.

그 습속은 ‘선하고 정의로운 우리 편을 위한 일인데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야?’는 식의 둔감을 내포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강 교수는 또 문 대통령을 ‘소극적 대통령’으로 묘사했다. 그는 남북문제와 ‘의전 정치’를 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극적이고 사실상 ‘청와대 정부’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주요 갈등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착하고 내성적인 혼밥 체질의 비극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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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윤석열 징계와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3일 발언과 7일 사과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내로남불형 유체이탈 화법’”이라며 “문 대통령의 발언은 혼란의 해결보다는 혼란의 심화로 나아갈 수 있는 고집으로 일관했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권은 ‘적 만들기’가 가장 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잘못된 모든 것을 반대편 탓으로 돌리는 ‘적 만들기’가 일상화한 풍토에서 정치인은 ‘조직 폭력배’를 닮아가기 마련이다.

강 교수는 “민주당이 지닌 도덕적 우월감은 역지사지나 공감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냉정한 이성마저 마비시킨다는 점에서 ‘정치적 독약’”이라며 “이것이 바로 ‘싸가지 없는 정치’의 비극”이라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죽이기 전략도 ‘맹목’ 또는 ‘광기’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주문했지만, 결국 ‘윤석열 죽이기’에 돌입하며 스스로 검찰 개혁의 정당성을 훼손했다고 봤다.

‘김정은 계몽 군주’ 운운한 유시민도 싸잡아 비판했다. 강 교수는 과거에 수많은 ‘어용 지식인’이 있었지만, ‘어용 지식인’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선보였다는 점에서 그의 활약은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황우석 사태 때 유시민이 황우석을 공격적으로 옹호한 사례를 지적하면서 유시민은 지금 자신의 명예를 위해 투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권의 실패는 이른바 ‘유시민 모델’에 따른 정치 결과인데, 지금 문재인 정권의 ‘유시민 모델’은 노무현 정권 때보다 더욱 악화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스스로 ‘어용 지식인’ 노릇을 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어용 시민’이 될 것을 요청하는 방식은 답이 될 수 없다”며 “정치 셈법을 잠시 유보해 유시민 자신이 기여한 ‘정치의 종교화’ 자체를 바꾸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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