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재난지원금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
지원금 14조 중 매출 증가 효과 4조원
KDI "피해 계층 맞춤형 지원할 필요"
(왼쪽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미루 지식경제연구부, 오윤해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에 대해 분석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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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런 내용을 담은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를 23일 내놨다. 이번 조사는 행정안전부가 발주한 정책연구용역으로 수행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지원금 지급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국내 첫 공식 보고서다. 이에 따르면 1차 재난지원금에 따른 신용·체크카드 매출액 증가 효과는 약 4조원으로 나타났다. 월별 카드 매출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KDI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에 각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금을 더하면 총 14조2000억~19조9000억원 규모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 가운데 매출 변화 파악이 어려운 상품권·선불카드를 제외한 규모는 11조1000억~15조3000억원이다. 이중 26.2~36.1%인 4조원이 소비로 이어졌다고 KDI는 분석했다.
이런 소비 증대 효과는 해외 선행 연구 결과와도 유사하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2009년에 지급된 대만 소비쿠폰의 소비 증대 효과는 같은 시기 실시한 할인 행사의 영향을 포함해 지원 총액 대비 24.3%로 분석됐다.
소비로 연결되지 않은 나머지 재난지원금은 채무 상환이나 저축 등으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KDI는 봤다. 김미루 KDI 지식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소비로 이어진 30%를 제외하고 나머지 70%는 가계 채무 상환이나 미래 소비를 위한 저축으로 이어졌다”며 “재난지원금을 받지 않았어도 월급을 통해 소비했을 것을 지원금으로 대체한 경우를 제외하고 추가로 증진된 소비가 얼마인지를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카드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2월 말에서 4월 초까지 전년 대비 4.77% 줄었고, 4월 13일부터 5월 3일까지 0.45% 감소했다. 그러다가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에는 첫 주(5월 4~10일)만 감소했다가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5월 11일~6월 21일에 7.27% 늘었다.
재난지원금 지급 전후 카드매출 증감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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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종별로는 효과에 큰 차이가 있었다. 대면 접촉이 덜한 의료, 가구 등 내구재 매출은 늘었다. 반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은 대면 서비스업·음식업은 매출 증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올해 5월 첫째 주부터 8월 둘째 주 기간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내구재·준내구재의 매출액 증대 효과는 10.8%포인트, 필수재는 8%포인트다. 반면 대면서비스업은 3.6%포인트, 음식업 3%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오윤해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피해가 큰 대면서비스업은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미미했다”며 “감염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해당 업종의 소비 활성화 정책은 방역 정책과 상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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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가구소득 보전으로는 여행업이나 대면서비스업 등 피해가 큰 사업체 매출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피해업종 종사자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윤해 연구위원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다시 지급해야 할 상황에 대비, 경제 주체별 피해 규모에 대한 자료를 사전에 수집·분석해 피해 계층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식별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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