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세인트판크라스역에서 승객들이 파리행 마지막 기차를 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영국에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자 프랑스 정부가 이날 자정부터 48시간 동안 영국발 모든 이동을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유럽 국가들이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섰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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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2일(현지시간) 아직 미국 내에서 변종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미 퍼지고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CNN방송에 따르면 CDC는 “미국 감염자의 극소수만이 유전자 분석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변종은 발견되지 않았을 뿐 이미 미국에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1700만 건의 감염사례 중 0.3%에 불과한 약 5만1000건만이 유전자 분석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분석 과정에서 영국 코로나19 변종이 유전자 염기서열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CDC는 부연했다.
CDC는 또 “영국 감염자 사이에서 변종이 널리 퍼지고 있고, 영국과 미국을 오가는 여행을 감안하면 유입 가능성은 커진다”고 덧붙였다. 다만 “CDC와 보건당국은 모든 변화를 신속히 감지하고자 미국에서 확산하는 바이러스를 지속해서 감시·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 코로나19 변종이 이미 미국 내에 존재할 가능성은 확실하다면서 “영국 같은 곳에 이 정도 확산이 있다면 이미 여기에도 있다고 가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있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발 미국 내 입국 금지 가능성과 관련해선 “꽤 가혹한 조치”라며 “지금 당장은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정부는 영국발 입국 제한에 신중한 모습이지만, 항공사들은 영국행 항공편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관문 격인 뉴욕주(州)는 최근 영국발 항공기 탑승 승객에 대한 코로나19 사전 검사를 요구하는 등 여행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뉴욕주의 조치는 미국인이라도 영국에서 체류했다면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확인돼야 미국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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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 입국 제한, 50여개국으로 늘어
한편 유럽을 포함한 50개국 이상은 이미 영국에서 출발하는 비행 입국을 금지했다. 이날 BBC·CNN방송 등에 따르면 현재 50개국 이상이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 유입 우려로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영국발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 포르투갈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영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아시아, 중동, 남미 등 비유럽 지역의 국가들도 속속 영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들에 대해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인도, 러시아, 캐나다, 아르헨티나, 칠레 등이 영국발 입국을 제한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 변종이 확산하는 영국을 오가는 모든 비필수 여행은 추가적인 공지가 있을 때까지 막아야 한다고 EU 27개 회원국에 권고했다. 다만 의료 종사자 등의 필수적 이동 보장을 위해 항공편·열차 운행 금지는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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