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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엎친 데 덮친 자영업자들.."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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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저녁식사 시간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텅 빈 가게 안 /사진=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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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라는 강수를 뒀다. 자영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벼랑 끝에 선 심정, 사실상 자영업 사망선고"라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연말 특수'가 사라진 가운데 5인 이상 모임 금지 지침까지 더해져 '엎친데 덮친격'이라는 분위기다.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모임 금지 지침에 대해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이번에도 만만한 자영업자만 죽어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단속이 실제 이뤄질지와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벼랑 끝 자영업자들 '울상'
22일 서울 성북구에서 4년째 카페 겸 호프집을 운영하는 사장 고모씨(30대)는 "장사가 잘 된다 던 가게들도 지금 하루에 5만원, 10만원 매출을 낸다고 하면 대박 수준"이라며 "배달 영업과 짧은 저녁 장사로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 달에도 매출 100만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정부가 모임을 금지하려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사실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정부 방역대책이 효과를 본다는 가정하에 내년 3월 즈음단계가 완화되면 다시 가게 매출이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지만, 그 3개월이 마치 3년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씨의 가게에 세를 받고 있는 건물주는 "백신이 나올 때 까지 월세를 깎아주겠다"며 기존 250만원에서 50만원을 깎아준 상태다. 그러나 고씨는 "매달 200만원은 커녕 연말 모임 손님 등이 뚝 끊기면서 이번 달에는 100만원도 벌지 못했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대에서 10년 넘게 고깃집 장사를 하는 이모씨(60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고깃집 특성상 저녁 장사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오후 9시 이후 홀 장사를 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가게 문은 열어 놓지만 뭐하나 싶다. 어차피 고깃집은 저녁 장사인데 9시 이후 영업을 하지 못하니 손님이 줄었다기보다 없다고 보면 된다"고 토로했다.

사적모임 금지 지침에 '물음표'
회원이 61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행정명령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5인 이상 모임금지라고 하는데 뭐가 달라진 지 모르겠다. 테이블을 하나씩 띄워두니 손님들이 알아서 따로 앉으시더라"고 말했다. 정부 지침상 8명이 테이블을 둘로 나눠 식사하면 안된다. 이들은 "4인 테이블을 간격두고 여러 팀을 받는 것은 가능한 데 이들이 일행이면 안되고, 일행이 아니면 식사가 가능하다니 의미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결국 단속도 어려울 뿐더러 감염자가 나오면 과징금만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PC방 업주 B씨도 고민을 호소했다. B씨는 "4좌석씩 묶어 볼까도 해봤고 손님들에게 언질도 해보고 있지만 누군가 게임할 때 뒤에 서서 구경을 하는 학생들 분위기 상 지켜지기 어려울 것 같다"며 "오히려 학생들이 '공무원이 오면 모르는 사람인 척 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어, 벌금 300만원을 받느니 보름 간 문을 닫을까 한다"고 토로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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