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3석 정당 '원외' 당 대표로서 정치적 돌파구 찾기 어려운 냉혹한 현실에서 비롯된 결단이란 분석 나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떠나며 지지자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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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차기 대권 구도에서 한 발 물러서며 '서울시장 3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10년 전 정치권에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대권행보를 이어왔지만, 연이은 패배로 존재감이 흐릿해진 상황에서 반전의 카드를 던진 모양새다.
비례 3석 정당의 '원외' 당 대표로서는 정치적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냉혹한 현실에서 비롯된 결단으로도 비친다.
안 대표는 출마 명분으로 '서울시장 탈환' 없이는 2022년 정권교체도 어렵다는 현실 인식을 부각했다.
안 대표는 20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회견에서 "지금의 암울한 현실을 바꾸려면 정권교체 외엔 그 어떤 답도 없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가 그 교두보라는 많은 분의 의견을 부인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대선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제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에 불출마 가능성까지도 언급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로 2022년 대권 출마 의지를 접은 것으로 봐도 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선거에서 이기고 좋은 시정을 통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불출마'라는 배수진까지 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은 대권은커녕 정치적 입지도 불안한 절박한 현실을 고려한 결정으로도 해석된다.
사업가이자 청년 멘토로 활동하던 안 대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을 계기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지만, 당시 자신보다 지지율이 낮은 박원순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바 있다.
2012년 18대 대선 정국에선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협상을 거쳐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2017년 19대 대선에선 자유한국당 당시 홍준표 대표에게 밀리며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고,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3위로 참패했다.
이런 험난한 '10년 정치인생'에 지긋지긋하게 따라붙는 '철수 정치' 또는 '완주 불가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서울시장을 징검다리로 2022년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여야 모두에서 나온다.
야권 대표주자로서 서울시장에 당선돼 정치적 체급을 키웠다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서울시장에서 사퇴하는 시나리오다.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다시 양보를 해 의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대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공세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민주당에선 안 대표의 출사표가 진정성을 담보하려면 서울시장 출마와 함께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안 대표 측은 통화에서 "지금 대선을 논의하기에는 첫번째로 넘어야 할 산이 너무 험난하고 크다"며 거리를 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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