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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로봇이 온다

[르포] '정의선 결단' 현대차그룹 '로봇 개' 미래 방향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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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현대차그룹이 올해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인수한 로봇 개발 기업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만났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현대차가 1998년 1조2000억원에 기아차를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인 약 1조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이날 만나본 스팟의 모습에서는 '물류·인공지능·웨어러블 기기·산업재해 현장' 등에서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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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산업재해 현장 누비는 팔방미인 '스팟'

'로봇 강아지'로 불리는 스팟은 전면에 카메라를 탑재한 네모난 박스, 4개의 다리, 강아지처럼 앉았다 일어서서 기지개를 펴거나, 걸을 때 앞다리와 뒷다리가 서로 엇갈리는 모습은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강아지와 다름없었다.

이날 공개된 두 개의 스팟은 연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SCSI팀이 공사현장 '3D 맵핑'을 연구하기 위해 사용된 개체다. 스팟은 총 8개의 카메라를 통해 360도 시약를 확보할 수 있어 주위 환경과 사물을 인식해 빠르게 행동을 이어갔다. 넓은 시야 덕분에 사람이나 다양한 지형 지물을 감지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1층에 전시된 차량을 피해 걷거나 정면에 사람이나 물건이 있으면 위험을 감지하고 멈춰 섰다가 피해가는 등 뛰어난 상황 대처 능력을 보여줬다. 이는 스팟에 탑재된 인공지능 덕분이다.

현재 자율주행자동차는 단순히 주변 사물을 인지하고 해당 상황에 맞춰 스스로 판단해 차량을 제어하는 수준이지만 스팟을 활용해 다양한 공간에서 사물의 움직임 등을 분석 데이터를 축적할 경우 향후 사람과 사물의 형태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서 계단을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계단은 로봇에게 가장 힘든 코스지만 스팟은 안정적으로 빠르게 계단을 이동했다. 스팟은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계단의 위치, 폭, 넓이 등을 계산해 최적의 보폭을 결정한다. 사전에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계단을 오르내렸던 기존 로봇과 차별화된 부분이기도 하다. 이날 계단 오르내리기 시연에서 스팟은 자연스럽고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오르고 내렸다.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건설 현장이나 지뢰 탐지 등에 스팟을 활용해도 충분히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에서는 롯데건설이 스팟을 건설 현장에 투입한 바 있다.

이미 미국에서 판매 중인 스팟은 코로나19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선별하는 업무를 수행 중이고, 싱가포르 한 공원에서는 사회적 거리를 장려하며 공원 순찰을 도는 데 활용되고 있다.

또한 계단을 오르내리며 스팟의 다리에 전달되는 힘을 분석, 인간의 무릎 관절 등 의료분야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특히 스팟은 최대 15㎏의 무게를 추가해도 이동할 수 있어 물류 분야에서도 혁신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팟은 단순한 로봇 강아지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스팟을 활용해 다양한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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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로봇 시장 '급성장' 예고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를 통해 단숨에 글로벌 로봇 시장을 주도하는 '키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구글과 소프트뱅크가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포기했지만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선택한 배경은 차별화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와 부품 제조, 물류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인수를 통해 발생할 시너지 효과는 크다. 특히 글로벌 로봇 시장의 급성장에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로봇 시장은 2017년 245억 달러 수준에서 연평균 성장률 22%를 기록하며 올해 444억 달러 수준으로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임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로봇 시장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을 기록해 177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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