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15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최종 결정됐다. 사진은 연등회 등재 결정을 하고 있는 올리비아 그란제 자메이카 문화부 장관.|문화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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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등회가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연등회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15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최종 결정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연등회가 시대를 지나며 바뀌어 온 포용성으로 국적, 인종, 종교, 장애의 경계를 넘어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점, 사회적 경계를 일시적으로 허물고 기쁨을 나누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 등을 평가했다.
연등회는 지난달 17일 유네스코 무형유산 산하 평가기구의 심사결과 ‘등재 권고’ 결정을 얻어낸 바 있다. 당시 평가기구는 한국의 등재신청서를 ‘무형유산 전체의 중요성에 대한 가시성과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사례(Good Example)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연등회에서 선두에 선 사천왕등과 아기부처님을 모신 연(가마), 연등회는 불교신자 뿐 아니라 누구나 참여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문화재청 제공 |
이로써 한국은 모두 21종목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지금까지의 유네스코 무형유산은 종묘제례 및 제례악(2001), 판소리(2003), 강릉단오제(2005), 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칠머리당영등굿·처용무(이상 2009), 가곡·대목장·매사냥(이상 2010), 택견·줄타기·한산모시짜기·아리랑(이상 2012), 김장문화(2013), 농악(2014), 줄다리기(2015), 제주해녀문화(2016), 씨름(2018·남북공동등재) 등이었다.
연등회는 석가탄신일을 기념하여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행사다. 연등법회, 연등행렬, 회향(廻向·자신의 공덕을 남에게 베풀거나 그 공덕을 깨달음으로 향하게 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추어 차별없고 풍요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등회는 866년(신라 경문왕 6년) “황룡사에 행차하여 연등행사를 구경하고 백관에게 잔치를 베풀었다”(<삼국사기> ‘신라본기’)는 기록이 있을만큼 유서깊은 불교행사다. 대나무와 한지 등을 이용한 전통 방식의 연등을 제작하여 사찰과 거리를 장식하고 연등행렬이 개최된다.
장엄등을 제작하는 등 연등회 준비과정. 유네스코는 연등회가 사회적 어려움이 있을 때 단합하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문화재청 제공 |
그러나 세월이 지날수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봄철 축제로 거듭났다. 유네스코는 바로 불교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참여하는 연등회의 포용적 본질을 높이 평가했다. 유네스코는 “연등회 중에 참여자는 성별이나 나이를 떠나 사회의 평등한 구성원이 되며,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활발한 참여 역시 주목할 만 하다”고 평했다. 특히 “연등회가 사회적 경계를 일시적으로 허무는 행복한 시간이며,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에는 연등회가 사회를 단합하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평가했다.
또 “연등회의 포용성은 국적, 인종, 종교, 장애의 경계를 넘는데 기여했다”면서 “인도, 중국, 몽골, 스리랑카, 태국 등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참여자들은 연등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정부는 2018년 3월 등재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해 수정 및 보완자료를 제출한 뒤 이번에 등재 결정을 받게 됐다.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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