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대 기업에 콘텐츠 관리 촉구
위반시 전 세계 연 매출 10% 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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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유럽연합(EU)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 세계 10대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막고 콘텐츠 관리를 촉구하기 위한 새 규제안을 내놨다. EU 행정부격인 집행위원회는 이 규제안을 어길 경우 연간 전 세계 매출액의 10%를 벌금으로 물리거나 기업 분할까지 요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 시장법'과 디지털 서비스법' 초안을 제안했다.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시장, 기타 온라인 플랫폼 등 모든 디지털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규정으로, 소위 디지털 '게이트키퍼' 기업을 겨냥한 법안이다.
AFP 통신은 주요 관계자를 인용해 10대 게이트키퍼는 미국의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스냅챗과 한국의 삼성전자, 중국의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네덜란드의 부킹닷컴이라고 전했다.
집행위는 우선 디지털 시장법에서 IT대기업들이 계열사를 동원해 서로 이익을 주는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고, 인수나 합병계획을 EU당국에 알리도록 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같은 기업들은 하드웨어 기기를 판매할 때 기본으로 제공되는 앱을 지울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며 앱 사용 빈도 같은 광고 관련 척도를 광고주와 배급사에게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연간 전 세계 매출액의 10%까지 벌금을 부과하고 특정 사업 매각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벌금 규모는 주요 기업들의 매출을 감안하면 수십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EU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이 규정을 어길 경우 기업 분할까지 지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법안인 '디지털 서비스법'은 거대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선거 및 공중보건 등 민감한 분야에서 불법 또는 유해 콘텐츠가 등록됐을 때 신속하게 제거하도록 대응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해당 기업의 연간 매출액의 6%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 법안은 이후 EU회원국과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더 강한 규제를 주장하고 있고 또 다른 쪽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인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초안이 나오기까지는 이르면 몇 달, 길게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마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두 법안의 궁극적인 목적은 온라인에서 이용자들이 안전한 제품들을 다양하게 선택하게끔 하기 위한 것" 이라며 "EU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은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 밝혔다. 이어 "가능하면 빨리 이 법안이 승인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구글은 성명을 통해 EU 집행위의 제안을 세심하게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이 제안이 소수의 기업을 구체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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