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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택시-모빌리티 업계

"카카오모빌리티·타다 비켜"…택시업계, 플랫폼 시장 직접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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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5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운수 업체에 택시 면허 사업권을 보유한 9개 택시 업체가 선보일 택시 모빌리티 서비스 `아이엠` 차량이 입고돼 운행을 기다리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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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권고안을 확정하자 우버와 기존 택시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사실상 택시를 이용한 모빌리티로 게임 룰이 정해진 만큼 택시 호출 점유율을 80~9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T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이다.

15일 운송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존 택시 법인 9곳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정보기술(IT) 개발 업체가 손잡은 '진모빌리티'가 'i.M(아이엠)'을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서울시 750대 택시 면허 사업권과 대규모 차고지를 갖추고 있어 국토부가 권고한 운송 플랫폼과 차량을 확보한 유상 운송 서비스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엠은 뉴카니발 50대로 이달 운행을 시작했다. 택시 업계가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비판했던 경유 차량이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으로 개조했고, 차량기사도 기존 운송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채용해 근로자 지위 소송 문제도 비켜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타다 베이직과 달리 길거리에서 사람을 태워 운송하는 형태의 영업도 가능하다. 초기 적자를 감수했던 타다 베이직과 달리 빠른 시간 안에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이 회사는 우선 내년 초 차량 200대를 뉴카니발로 운영하고 추가적으로 15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요금 체계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기존 택시보다 20% 정도 비싼 가격으로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진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존 타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택시 면허를 보유한 업계와 상생하는 모델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소비자 니즈와 업계 상생을 모두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승합 택시 서비스 아이엠을 정식 서비스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도 다음달 서울에서 택시 500여 대로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우버는 2013년 8월 서울에 진출했다가 사업 형태를 여러 번 바꿨다. 이번 새 가맹택시 브랜드는 '우버택시'로 가맹점 사업자 택시를 총 579대 모집했다. 법인택시 1곳(77대)과 개인택시 502대다. 우버는 고급 택시 서비스인 우버블랙, 중형 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만 유지해오다 이번에 가맹택시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가맹택시는 내년 상반기 세워질 SK텔레콤과의 합작회사가 구현하려는 모빌리티 사업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우버에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로 한국형 우버택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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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국토부가 운수사업법 시행령 권고안을 확정하면서 사실상 게임 룰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가맹택시와 호출로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T와 달리 신규 사업자들은 그동안 사업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정부 정책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국토부가 정책을 이리저리 바꾸는 불확실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모빌리티는 결국 가맹택시만 가능해졌다. 케이엠솔루션·디지티모빌리티(카카오T블루), VCNC(타다 라이트),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코나투스(반반택시 그린), 나비콜(나비콜) 등 운송가맹사업 인가를 받은 회사는 이미 6곳에 이른다.

여기에 아이엠처럼 기존 택시 사업자가 새로운 플랫폼 형태로 시장에 참여하면서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사실상 티맵 택시를 활용한 호출 사업만 진출한 상태지만, 우버가 10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카카오T골드'로 가맹택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카카오T골드 운송가맹사업을 위한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프리미엄 가맹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배기량 2800㏄ 이상 차량으로 운행되는 카카오T블랙의 가맹택시 버전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가 3분기 기준 1만3000대로 확대되며 올해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택시 업체 관계자는 "가맹택시 매출 중 20%를 카카오T가 가져가고, 가맹택시는 다시 17%를 홍보비 명목으로 돌려받는다"며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앞두고 매출 늘리기에 택시 가맹업체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환급 개념은 아니고 카카오모빌리티가 마케팅 제휴 계약으로 배회 영업을 하는 데 대한 데이터 수집 등 포괄적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인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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