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코스피 거래량 87% 차지
하루 평균 10조6000억원 거래
‘빚투’ 18조원 넘어…올초 대비 두 배
‘곱버스’ 베팅 증가 속 두자릿수 손실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올해 증시의 주인공은 단연 개미다. 증시 자금의 대부분을 개인투자자가 차지하고 있고, 개미가 이끈 주요 종목은 화려한 수익률로 화답했다. 그늘도 짙다. ‘빚투’는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곱버스’ 등 손실 우려가 큰 상품에 거대자금이 쏠리고 있다. ‘스마트 개미’인가 ‘묻지마 개미’인가. 코스피를 이끈 개미들의 명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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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 증시, 개미도 화색 = 개인투자자가 코스피를 견인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압도적이다. 11월 이후 현재(지난 11일 기준)코스피의 총 거래물량(매수 매도 동일)은 358억주. 개인투자자는 매도물량 중 87.3%(312억주), 매수물량 중 87.6%(313억주)를 차지했다. 외국인과 기관을 합쳐도 11%대에 그쳤다. 매수도 매도도 사실상 모두 개인이 주도하고 있다.
거래대금 규모로도 11월 이후 개인투자자 손에서 움직인 돈이 약 320조원(매도 321조2788억원, 매수 320조1762억원)에 이른다. 하루 당 평균 10.6조원씩 거래한 셈이다.
여전히 실탄은 넘쳐난다. 대표적인 증시주변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현재 61조9515억원(10일 기준)에 이른다. 지난 4일 이후 꾸준히 60조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11월 중순엔 65조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면서 대거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여전히 자금은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개인투자자 수익률도 고공행진이다. 특히,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더 성과가 놀랍다. 11월 이후 현재까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의 압도적 1위는 삼성전자우로 나타났다. 1조4320억원을 쓸어담았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70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급등세에 차익실현하고, 연말 배당을 노리고 삼성전자우로 갈아탄 셈이다.
삼성전자우는 14일에도 장중 사상최고가를 또 경신하는 등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전자우 수익률(현 7만800원 기준)은 11월 초 대비 38.2%, 3월 말 대비 99.7%에 이른다.
삼성전자우에 이어 네이버, KT&G, 한화솔루션, 삼성화재, 기아차, 하이트진로 등의 순으로 순매수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객 예탁금뿐 아니라 투자 예비자금 성격의 증권사 CMA 잔고 역시 역대 최고 수위”라며 “저금리 시대 등이 머니 무브를 재촉하고 있다. 주택 시가총액 5000조원에 비해 증시 시총은 2000조원에 머물고 있어 균형 재조정이 계속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상 최고 빚투…조정기 버틸까 = 투자 열풍이 광풍으로 번지면서 빚내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사상 최고치 수준이다.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 4일 사상 최초로 18.5조원을 돌파한 후 현재(10일 기준) 18조7036억원까지 치솟았다. 12월 들어선 불과 10여일만에 6760억원이나 늘었다. 9.2조원 수준이었던 올해 초보다 이미 2배 이상 급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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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는 투자 광풍의 대표적 부작용이다. 신용잔고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하고자 증권사로부터 빌린 자금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당연히 이익이지만, 주가가 하락해 결제대금이 납입되지 않으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원래 신용잔고는 단기투자 자금이 쏠리는 코스닥에 집중돼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도 신용잔고가 연일 상승, 9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엔 재차 코스닥 신용잔고까지 더불어 급증세다. 11월 30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코스피, 코스닥 가릴 것 없이 빚투가 늘고 있다.
최근 빚투 증가세에 증권사도 증권담보대출을 제한하는 등 긴급히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수익성 향상보다 위험성 관리가 더 시급한 만큼 빚투가 거세다.
인버스 투자도 위태롭다. 11월 이후로 곱버스 수익률은 ‘TIGER 200선물인버스2X’가 -35.42%,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35.37%에 이른다. 이른바 ‘곱버스’가 가장 수익률이 안 좋은 ETF다.
‘KODEX 인버스’(-19.54%), ‘HANARO 200선물 인버스’(-19.63%), ‘TIGER 코스닥150선물 인버스’(-19.47%) 등도 손해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투자자는 인버스에 대거 베팅하는 추세다. 개인투자자는 11월 이후 삼성전자우에 이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인버스 상품은 변동성이 커질 땐 누적 수익률이 하락하는 구조로 돼 있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게 되면, 설사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누적 수익률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헤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이를 주된 투자 상품으로 투자하는 건 상당한 주의가 요망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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