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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소외된 스몰캡]동학개미 정보 목마른데…돈 안된다고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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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만 힘 쏟는 증권사…스몰캡 최대투자자 ‘개미’

외면 받는 스몰캡 분석…“연구원 줄고 돈도 안되고”

해외주식 분석업무 까지 더해지며 스몰캡 비중↓

“스몰캡 보고서 집중할 확실한 인센티브 있어야”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코스닥 소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A씨는 주식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포털사이트 종목토론 게시판을 찾는다. 증권사 보고서가 없는 종목이 대부분이고 나와도 6개월 혹은 1년에 한 번 정도라 종목토론 게시판에서 투자자끼리 공유하는 뉴스 등 작은 정보라도 얻기 위해서다. A씨는 “소형주는 객관적 투자정보가 거의 없으니 분위기 쏠림이 너무 심하다. 회사 관련 뉴스가 진짜 호재인지만 알려줘도 나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B씨는 올해 지인의 추천만 듣고 무턱대고 코스닥 소형주에 800만원을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 증권사 분석 리포트가 전무한 종목이라 이렇다 할 검증도 하지 못한 채 무작정 매수했고 60% 가깝게 돈을 날렸다. B씨는 이후 ‘유료 추천방’에 가입했으나 이곳 역시 매수시점 및 목표가만 알려줄 뿐 B씨가 궁금해 하는 소형주 종목분석은 없었다. B씨는 “소형주 정보는 출처가 없거나 지인에 의존한 ‘카더라 소식’이 대다수”라며 “투자한 사람도 왜 주가가 급등 또는 급락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동학 개미 열풍’을 계기로 ‘스몰캡(소형주)’에 대한 개인의 직접 투자가 크게 늘었으나 정작 이들 종목에 대한 증권사 분석 보고서는 대형종목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주 거래 대부분을 개인이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권사 보고서와 같은 객관적 정보가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대형주만 힘 쏟는 증권사…스몰캡 최대투자자 ‘개미’

13일 이데일리가 리서치 빅데이터 업체인 리서치알음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발간된 증권사 보고서(2만2264개) 중 코스피·코스닥 상장 스몰캡(시가총액 3000억원 미만·상장지수펀드 및 스팩 제외) 관련 리포트는 전체의 11.4%(2538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형주(시가총액 1조원 이상) 관련 보고서 비중(65.9%)의 약 6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평균 보고서 수치를 따지면 스몰캡 소외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코스피·코스닥 대형주 215개 종목에 대해서는 1만4663건의 보고서가 발간돼 종목당 평균 68.2건이 나왔으나 스몰캡은 종목당 평균 1.6개(1569개 종목에 2538건 발간)로 대형주 대비 약 42분의 1에 불과했다. 또 스몰캡에서는 단 한 건이라도 보고서가 발간된 종목이 31%(1569개 중 487개)에 불과했으나 대형주에서는 94.4%(215개 중 203개)로 거의 모든 종목이 증권사 분석 대상이 됐다. 약 70%의 스몰캡 종목은 올해 단 한 건의 분석 보고서도 없었던 셈이다.

증권사의 스몰캡 기피에도 불구하고 소형주 매매 90% 이상은 정보력이 약한 개미가 떠안았다.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11일까지 코스피 소형주(시총 301위 이하) 매수금액의 92.36%는 개인이고, 유일한 순매수 상태인 투자주체도 개인(2조5403억원)뿐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소형주(KOSDAQ SMALL·시총 401위 이하) 전체 매수금액 중 92.86%를 개인이 했고, 역시 투자주체 중 유일한 순매수(3조9070억원) 상태다. 올해 개인의 코스피 소형주 매수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109.8%, 코스닥 스몰 매수금액은 140.2% 증가, 스몰캡 투자에 대한 개인의 관심은 더 뜨거웠다.

외면 받는 스몰캡 분석…“인력은 줄고 돈도 안되고”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스몰캡 종목 분석에 힘을 싣지 않는 이유는 당장 이익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리서치센터의 주요 역할은 증권사가 기관이나 법인에 이른바 ‘홀세일 영업’을 할 때 지원업무다. 이들의 주식매매를 따와야 거래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종목 또는 시장에 대한 분석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스몰캡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관과 법인의 관심이 떨어져 매수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수익 발생이 어렵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주와 비교해 스몰캡 종목은 거래대금 규모도 작기에 그만큼 증권사가 가져갈 수 있는 수수료도 적어 더욱 인기가 없다”고 설명했다.

리서치센터의 인력 축소도 스몰캡 소외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년전인 2010년 1554명이던 증권가 전체 연구원(금융투자분석사)의 숫자는 2020년 12월9일 현재 1075명으로 30% 이상 줄어들었다. 2010년대 초중반부터 공모펀드가 인기가 떨어지면서 기관의 자금이 예전처럼 풍부하지 않다 보니 법인 영업이 위축됐고 자연스럽게 리서치센터 규모도 줄어들었다.

동학개미들이 서학개미로 진화하며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몫 했다. 축소된 인력으로 해외 종목까지 분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몰캡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 것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개인이 국내 주식보다는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 수수료 등의 이익이 더 많다. 실제 올해 11월 말까지 증권사가 발간한 해외기업 리포트는 2295건으로, 2017년 연간 698건이 나왔던 3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228%나 증가했다. 올해는 2018년 동기(1~11월)에 발간된 896건과 비교해도 156.1% 늘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매크로팀장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100분의 1’인 작은 회사를 분석해도 노력을 100분의 1만 들이면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인원이 부족하면 규모가 큰 종목을 우선 분석할 수밖에 없다”며 “또 지금 주식 시장이 좋다고 하지만 언제 나빠질 수 없는데 마냥 리서치센터의 인력을 늘릴 수도 없으니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몰캡 보고서 집중할 확실한 인센티브 있어야”

금융투자업계는 스몰캡 보고서가 개인 투자자에게 필요하다는 것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가시적인 이익창출이 어렵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증권사가 스몰캡 보고서 비중을 확대할 확실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는 대형증권사가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IB) 업무를 모두 하고 있으나 정작 대형사는 평소에는 스몰캡 종목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일정 규모 이하 종목의 IB 업무는 중소형 증권사만 맡을 수 있도록 확실한 인센티브를 준다면 스몰캡 분석 보고서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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