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어떤 경우에도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하고, 이번 선거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부의장 출신으로 당내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그룹의 맏형격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우 의원은 "이번 선거에 모든 것을 걸겠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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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을 ‘위기’라고 규정한 우 의원은 “혼란은 안정되고, 일상은 회복돼야 한다”며 ▶강남·강북 균형발전 ▶주거 안정 ▶대기 질 개선 ▶일자리 창출 등 4대 공약을 제시했다. 각론으론 ▶지하철 1호선 지상구간 지하화 ▶서울 시내 공공주택 16만호 공급 ▶2030년 경유차 완전 퇴출 ▶국제금융투자기관 서울 유치 등을 약속했다.
우 의원은 “안전성이 확보된 백신이 나오면 원하는 서울시민 모두에게 무료로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정책의 핵심은 선(先) 치료제 개발, 후(後) 백신 보급이지만 치료제 개발만으론 급격한 확산을 막기 어렵다”며 “서울시 예산으로 백신 접종·공급에 드는 전체 비용을 대겠다”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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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촉발된 보궐선거지만 젠더 이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박 전 시장 사건 자체에 대한 입장은 경찰 수사와 국가인권위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이라 섣불리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 제도 개선을 공약하더라도 당장 상처받은 분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지 고민”이라면서도 “원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out·비위 확인 시 즉시 퇴출)제를 비롯해 재발방지 대책과 초동대처 강화, 피해자 인권보호 등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서면서 유력 후보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주민(서울 은평갑·재선) 민주당 의원의 출마 여부도 관심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더불어 여권의 유력한 보선 후보군 중 한 명이다. 박 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패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0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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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의 경우, 출마 시 후임 장관을 임명해야 하는 터라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과 맞물려있다. 박 장관은 지난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이 어려운 시대에 과연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인도해 주십사 기도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 여권 인사는 “현직 장관의 차출은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야 하는 당의 전략과도 맞물려야 가능하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보선의 귀책사유가 남성 시장의 성추문에 있는 탓에 사상 첫 여성 서울시장에 대한 전망도 일부에선 제기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5~6일 실시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오차범위(±3.5%포인트) 내에서 1위(박영선, 19.9%)·2위(나경원 전 의원, 15.5%)가 모두 여성이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14.9%), 박주민 의원(10.5%), 금태섭 전 의원(7.1%), 우상호 의원(6.1%)이 그 뒤를 이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예정된 전체회의가 30여분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왼쪽) 의원과 김용민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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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의원 역시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주변에서 많이 얘기하니까 고민은 하는데, 아직 결심한 건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 안팎에선 박 의원이 최근 두차례 전당대회에서 친문 당원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만큼 경선룰이 권리당원에 높은 비중을 두면,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회적참사특별법(지난 9일 국회 통과)에 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박 의원이 공약한 주요 입법과제가 선결되면 그의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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