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전환기 종료 앞두고…협상 기한 13일 임박
英 "EU 제안 수용 불가"…EU "英 뜻대로 안 돼"
英, 해군 초계함 4척 배치…사실상 무력시위 해석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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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노 딜’(No deal)로 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힘을 받고 있다. 최대 난제인 어업권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급기야 영국 정부는 자국 해역에 군함까지 배치하며 사실사으이 무력시위에 돌입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과 EU는 13일을 기한으로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으름장만 내놓고 있다. BBC는 영국 정부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모든 가능성을 따져보겠지만 합의는 공정해야 하며 3주 이후면 영국이 EU에서 벗어나 개별 국가라는 점을 존중해야 한다”며 EU가 내건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임을 분명히 했다. 분위기는 EU 측도 마찬가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가 입장을 크게 바꿔야 한다’는 존슨 총리의 언급에 대해 “이번 어려운 협상은 결과물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맞받았다. 그는 존슨 총리가 EU의 맏형 격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타진하자 단칼에 거절하기도 했다.
막판 최대 걸림돌은 영국이 미래에 EU의 경제규칙을 얼마만큼 따라야 하는가로 좁혀진다. 쟁점은 △어업권 △분쟁 관리 체계 △공정경쟁 보장 등 크게 3가지다.
EU는 영국이 자체 품질 기준과 기업 보조 정책 등을 갖고 있으면서 EU 시장에 관세 없이 접근, 혜택을 입는 걸 막겠다는 입장이다. 어업권도 풀기 어려운 난제다. EU는 어선이 영국 수역에 자유롭게 접근하지 못하면 영국 수산물은 EU 시장에서 특별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를 두고 유럽사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양측은 의견이 엇갈린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일각에선 양측이 시한을 넘겨 협상을 지속할 가능성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럼에도, 작금의 분위기를 봤을 땐 결국 ‘노 딜’ 브렉시트로 갈 공산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상황이 이렇자 영국은 어업권을 방어하기 위해 해군 초계함 4척을 대기시키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들 함정 4대 중 2척은 직접 바다로 출동하고, 나머지는 EU 회원국 어선이 영국 배타적경제수역(EZZ)에 침범할 경우 출동시킬 예정이다. 양측은 합의기한을 13일로 설정했으나 오는 31일까지가 전환기인 만큼 이날까지는 EU 어선이 영국 수역에서 자유롭게 어업활동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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