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제재 논의에 대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절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출국 차 방문한 수도 앙카라의 에센보아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EU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수시로 터키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EU의 제재는 터키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EU는 언제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왔다"고 강조했다.
이는 10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터키에 대한 EU 차원의 제재를 논의하기로 한 데 대한 발언이다.
터키는 동지중해 천연가스 개발 문제를 두고 그리스·키프로스공화국(이하 키프로스)을 비롯해 EU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터키는 지난 8월 터키 해안에서 지척인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 탐사선을 투입해 천연가스 탐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 해역은 그리스·키프로스가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과 겹친다.
터키 본토 해안에서 지척이지만 동지중해의 섬들은 대부분 그리스 영토이기 때문이다.
터키는 동지중해의 섬을 근거로 그리스·키프로스가 방대한 EEZ를 차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EU는 회원국인 그리스·키프로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리스·키프로스는 터키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EEZ를 침범해 자원 탐사에 나서자 프랑스·이탈리아와 함께 동지중해에서 합동 해·공군 훈련을 실시했다.
그러자 터키도 동지중해에서 실사격 훈련을 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후 터키가 탐사선을 철수하면서 한때 양측의 대화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터키가 다시 탐사선을 투입하자 그리스·키프로스는 EU에 제재를 요구했다.
이에 EU 정상들은 오는 10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터키에 대한 제재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리스는 항상 협상 테이블을 떠나왔다"며 "그들은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의 대화 요구도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리스가 정직하게 행동하는 한 우리는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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