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EU 정상회의서 터키 제재 여부 논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터키의 동지중해 천연가스 탐사와 관련한 제재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공갈에 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아크데니즈 대학교에서 열린 동지중해 워크숍에서 화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바다에서 어떤 제국주의적 팽창주의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중해 동부에서 터키를 제외한 어떤 계획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절대 위협과 공갈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동지중해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를 언급하면서 "이 문제는 모든 당사자가 한 테이블에 모여야만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터키는 동지중해 문제와 관련해 결코 긴장을 고조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우리는 평화와 협력, 공정성, 정의의 확립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오는 10일 EU 정상회의에서 터키의 동지중해 천연가스 탐사와 관련한 제재 여부를 논의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터키는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서 천연가스 탐사 활동에 나서 그리스·키프로스공화국(키프로스)과 EU의 반발을 샀다.
터키가 천연가스 탐사 중인 해역은 그리스·키프로스가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과 겹치기 때문이다.
1923년 터키 독립전쟁의 결과로 체결된 로잔 조약에서 양측이 이스탄불을 포함한 동트라키아 지역은 터키의 영토로 하고, 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인 에게해(海)의 섬은 그리스 영토로 하는 데 합의한 까닭에 이 일대의 섬들은 대부분 그리스 영토다.
EU 회원국인 그리스·키프로스는 지난 8월 터키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EEZ를 침범해 천연가스 탐사에 나서자 프랑스·이탈리아와 함께 합동 해·공군 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터키도 실사격 훈련으로 맞대응하면서 동지중해의 긴장이 고조됐다.
이후 터키가 탐사선을 철수하면서 한때 양측의 대화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터키가 다시 탐사선을 투입하자 그리스·키프로스는 EU에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4일 터키 문제와 관련, EU 회원국들이 이제 좀 더 강한 선택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하면서 "쫓고 쫓기는 게임을 끝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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