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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14살 청소년, 시위하다 이스라엘군에 목숨잃어…EU, 조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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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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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팔레스타인 대표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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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학교 철거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던 14살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군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전쟁범죄”라고 비판했고, 유엔과 유럽연합(EU)도 이스라엘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6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 인근 알 무가위르 마을에서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던 알리 아부 알리야(14)가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았다. 알리야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목숨을 잃었다. 무가위르는 이스라엘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근처에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이스라엘 정착민들 사이에서 충돌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요르단강 서안에는 팔레스타인인 280만명, 이스라엘인 45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무가위르까지 주택 건설 계획을 밝히며 불법 점유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무가위르 옆마을인 라스 알틴에는 EU와 팔레스타인이 공동기금으로 세운 학교가 있다. 이스라엘이 정착촌을 만들면서 이 학교를 철거하겠다고 하자 팔레스타인 10대들까지 반대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날 시위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뉴스 사이트인 WAFA는 이스라엘군 총격으로 숨진 알리야 외에도 4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외교부는 10대에게 총을 쏜 이스라엘 군의 행위는 “반인간적 전쟁범죄”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에 돌을 던지고 군 차량 타이어에 불을 붙여 무력으로 시위대를 해산시킬 수밖에 없었다”면서 “시위대 다수가 부상을 입고 1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사용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유엔과 EU 등 국제사회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엔 중동특사 니콜라이 믈라데노프는 “청소년의 끔찍한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스라엘은 충격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을 신속하고 독립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EU 팔레스타인 대표부도 “아이들은 국제법상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할 권리가 있다. 얼마나 더 많은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이스라엘군의 무자비한 살상무기로 희생돼야 하는가”라면서 이스라엘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에도 정착촌을 짓는다며 EU기금으로 세운 팔레스타인 학교를 철거해 국제적 비난을 샀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요르단강 서안 북부 이브직 마을의 팔레스타인 초등학교를 해체한 뒤 교실 2채를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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