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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시승기] 가죽 장인과 협업한 한정판, 마세라티 르반떼 '제냐 펠레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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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마세라티는 신차를 자주 내놓는 브랜드는 아니다. 세단인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는 출시된지 7년이 됐고, 르반떼도 4년이 지났다. 대신 마세라티는 디자인을 조금씩 변형한 한정판 차량을 종종 내놓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킨다. 지난 5월에는 국내 20대 한정으로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을 출시했다.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 르반떼 S 그란스포트를 도심 곳곳과 고속도로에서 몰아봤다.

조선비즈

르반떼 그란스포트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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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테스타(Pelletessuta) 에디션의 가장 큰 특징은 격자 무늬로 직조한 고급 나파 가죽을 모든 시트와 실내 곳곳에 적용했다는 것이다. 펠레테스타는 이탈리아어로 '잘 짜인 가죽'이라는 뜻으로, 이탈리아의 남성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가방이나 지갑 등을 만들 때 사용하고 있다.

이 가죽 때문에 차량 가격이 기본 모델에 비해 2000만원 더 비싸다. 너무 비싼 것 아닌가 싶다가도 제조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가죽을 실제로 만져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5cm 크기의 제냐 파우치가 1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차 곳곳에 얼마나 아낌없이 이 소재를 적용했는지 셈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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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반떼 그란스포트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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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레이저로 다듬은 나파 가죽을 접착제로 길게 이어 붙이고 이음새를 무두질한 뒤, 가늘게 썰어 가죽 실타래로 만든다. 이 가죽 끈을 격자 무늬로 촘촘히 짠게 펠레테스타다. 펠레테스타 20m를 만드는데 24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만져보면 부드러운데 착좌감은 생각보다 탄탄하다. 급커브를 달려도 몸이 쏠리지 않을 정도로 운전자의 몸을 잘 붙잡아 준다.

천장엔 알칸타라 소재가, 운전석 옆 기어노브 근처엔 최상급 나무 소재인 '라디카 우드'가 적용됐다. 전장 5020㎜, 전폭 1980㎜, 전고 1700㎜, 휠베이스는 3004㎜로 르반떼 S 그란스포트와 같지만 외관 색상은 브론즈 컬러가 3중으로 코팅돼 초콜릿에 가까운 색깔을 띈다. 블랙 브레이크 캘리퍼와 21인치 고광택 헬리오 휠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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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반떼 그란스포트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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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켜면 마세라티 특유의 커다란 배기음이 들린다. 차체가 크고 공차 중량이 2300kg에 달해 움직임이 둔탁할 것 같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순간 치고 나가는 힘과 민첩함이 훌륭했다. 서울 팔각정을 올라가는 좁고 구불구불하며 경사진 길 정도는 경쾌하게 주행한다. 이보다 험한 와인딩 길을 달린다면 얼마나 안정적일지는 물음표이긴 하지만, 르반떼 자체가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만들어진 차는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힘과 가속력은 빼어나다. 르반떼 S 그란스포트 펠레테스타 에디션에는 3.0ℓ V6 트윈터보 엔진과 자동 8단 변속를 탑재해 430마력, 최대토크 59.2㎏.m 성능을 낸다. 강력한 힘과 토크에 걸맞게 특히 고속도로같은 직선 코스에서는 빠르고 폭발적인 성능을 낸다. 알루미늄 패들시프트를 조작해 RPM을 높이면 더욱 강력한 배기음을 내며 가속이 빠르게 이뤄진다.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은 주행 재미를 더욱 높여주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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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반떼 그란스포트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변지희 기자



순식간에 시속 100km에 도달하지만 실제 속도보다 체감하는 속도는 느리게 느껴질 정도로 안정적이다. 마치 지면을 움켜쥐고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운행 상태에 따라 앞뒤 바퀴에 실시간으로 토크를 배분하는 Q4 사륜구동 시스템과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고 한다.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단단하지만 마세라티의 다른 세단보다는 부드럽게 느껴졌다. 스포티함보다는 안정적인 승차감을 살린 대목으로 느껴졌다. 고속도로에서 포트홀을 빠르게 지나면 '텅'하는 소리가 크게 들려 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 르반떼는 상대적으로 가뿐히 지나간다. 과속방지턱 같은 요철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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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반떼 그란스포트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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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끌어올리는 데는 5.2초(제로백)가 걸린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고 주행하면 어떤 속도대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마다 속도계 바늘이 튀어오른다. 성능을 여유있게 갖추고 있다는 점이 느껴졌다. 르반떼 그란스포트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 판매 가격은 1억9200만원이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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