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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외식도 프라이빗룸에서” 면접 앞둔 고3들, 수능 때보다 더 살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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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던 코로나 수능… ‘뒤풀이’ 풍경도 바꿔

PC방·노래방 대신 가족들과 조촐한 식사

당국은 ‘수능 감염대란 우려’에 전전긍긍

전문가들 “10~20대는 무증상 감염이 특징”

정부, 수험생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활동 나서

헤럴드경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3일 오후 광주 남구 봉선동 동아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이 귀가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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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상현·신주희 기자] #1. 서울 마포구에 사는 고3 박모(18) 군은 지난 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친구들과 PC방·노래방 뒤풀이가 아닌 가족들과 함게 집 근처에 있는 ‘프라이빗 쇠고기 전문점’으로 향했다. 프라이빗 식당은 홀이 아닌 4인 가족만 들어갈 수 있는 독립된 별실이 있는 식당이다. 코로나19 확진 시 면접에 응시하지 못한다는 대학방침에 부모님이 예약한 곳이다. 박군은 “지원한 대학에서 코로나에 확진되면 면접 기회가 박탈된다는 것에 동의를 했기 때문에 최대한 방역지침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2. 서울 강서구에 사는 고3 학부모 노모(50) 씨는 수능을 마친 아이를 위한 외식은 엄두도 못낸 채, 횟집에서 회를 집으로 포장해 와 가족끼리 조촐한 뒤풀이를 열었다. 노씨는 “확진 사실을 속이고 입실 시 대학에서 입학 취소를 한다고 하고 자가격리자는 입실조차 못한다고 하니, 외식은커녕 수능 전보다 더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례 없던 ‘코로나 수능’은 시험 후 ‘뒤풀이’ 풍경마저 바꿨다.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대학별 수시 논술 및 면접 일정으로 시험이 끝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감염 예방을 위해 예년과 다르게 더욱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전문가들 또한 ‘수능 감염 대란’을 지적하면서 정부 당국 역시 긴장에 빠졌다.

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한 감염병 전문가들은 “수능 후 감염 대란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이 가족끼리 외식하거나 공공장소에서 모임을 갖는 일이 감염 위험을 높인다”며 “특히 10대, 20대들 사이엔 무증상 전파자들이 많아 본인도 모르는 새 감염됐을 수도 있고 전파 경로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 역시 수능 이후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전날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현재 수도권의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상태”라며 “수능이 끝난 후에 여러 친구와 함께 모임을 가진다든지, 밀폐된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장시간 얘기 나누는 등의 활동은 최대한 피해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되어 더욱 기온이 낮아진 수능 시기와, 예년과 같이 진행되는 ‘수험표 할인’ 이벤트, 수험생들의 활동량 등 여전히 감염 확산 위험 요소는 남아있다.

지속되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온라인상에는 ‘수험표’ 검색 시 여전히 ‘(뷔페) 외식’, ‘항공권’, ‘공연’ 등 분야에서 ‘수험표 지참 시 할인’ 등을 통해 수험생을 유인하는 이벤트들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전날 수능을 친 김모(20·서울 관악구)씨는 “친구들이 군대를 간다고 해서 오늘 가평으로 2박 3일로 가평 펜션을 빌려 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이화외고에서 시험을 치렀다는 김모(20)씨 역시 “그동안 놀지 못한 것 다 놀 것"이라며 “재수생이라 가능하다. 일단 친구들과 술자리 약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 당국은 거리두기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는 오는 22일까지 대학별 평가를 주관하는 각 대학과 함께 시험장과 학교 주변의 식당·카페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한 오는 31일까지를 ‘학생 안전 특별기간’으로 지정해 PC방과 노래방 등의 방역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찰 역시 청소년들을 선도·보호하고, 흡연·음주 등 ‘일탈’을 집중 점검 단속하고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도 유도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거리두기 단계가 다른 수도권(2단계 이상)과 지방(1.5단계) 계도와 단속 활동을 하고 있다”며 “2단계에선 유흥업소 5종은 문을 열 수 없으니, 식당이나 소주방 등에서 청소년들의 음주 여부 등을 계도·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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