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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코로나 수능' 시험장···마스크보다 더한 복병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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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지를 받고 답안지에 마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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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중간에 '쿵'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앞자리 수험생 가림막이 떨어졌더라고요" "가림막이 자꾸 흔들리고 시험지를 넘길 때마다 틈새에 껴서 신경이 곤두섰어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일 전국 86개 시험지구, 3만1291개 시험실에서 치러졌다. 이날 수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예년보다 더 긴장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 41명과 기타 질병으로 치료 중인 4명은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렀다. 자가격리 수험생 456명은 권역별로 마련된 별도시험장에서 시험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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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자습하고 있다. 사진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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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코로나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 상당수는 방역을 위해 설치된 가림막이 시험에 방해가 됐다고 지적했다. 경인고에 재학 중인 신주혜(18)양은 "같은 시험실에 있던 한 수험생은 시험 도중 가림막이 바닥에 떨어져 급히 빈 자리로 이동해야 했다"며 "내 책상에 설치된 가림막도 자꾸 흔들려서 불편했다"고 말했다.

고척고 3학년인 이하선(18)양도 "가림막이 너무 불편했다"며 "책상과 가림막 사이 벌어진 틈에 자꾸 시험지가 껴서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시험지를 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했다.

반면 재수생 서원호(21)씨는 "가림막이 앞쪽에만 설치돼 있어 생각보다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혔던 마스크의 경우 예상외로 불편하지 않았다는 반응이었다. 서초고에 재학 중인 강다훈(18)군은 "마스크에 익숙해서인지 시험 때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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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평고등학교 앞에서 한 수험생이 방호복으로 완전 무장한 채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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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험장 내 감염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수험생이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인천 부평고에서 시험을 치른 한 수험생은 방역복을 입고 시험장에 들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도림고 3학년 오새연(18)양은 "쉬는 시간에 화장실로 수험생이 한꺼번에 몰렸지만, 인원수를 조절하거나 대기 간격을 유지하는 등의 조치는 전혀 없었다"며 "운이 나쁘면 코로나19에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 수능 결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수능 지원자 수는 지난해보다 5만여명 감소한 49만3433명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은 1교시 기준 42만6344명에 그쳐, 결시율이 13.17%에 달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수시전형 대학별 고사를 앞둔 수험생들이 확진·자가격리를 우려해 응시를 포기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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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후 대전 서구 구봉고에서 시험을 무사히 마친 수험생들이 밝은 모습으로 걸어나오고 있다.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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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능 당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에도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시험에 응할 수 있었다. 방역당국은 수험생을 대상으로 전날인 2일 오후 10시까지 보건소를 열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했다.

인천에서는 수능 당일 새벽 1시, 고3 수험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인천의료원 음압병실에 마련된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확진 수험생은 전날 예비소집에서 같은 반 학생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접촉 학생들은 당초 배정받은 일반 시험장의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른 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새벽 2시34분에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의 한 수험생도 두 시간 뒤인 새벽 4시30분 서울의료원으로 긴급 이송돼 시험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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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서울시 제15시험지구 제20 시험장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어머니가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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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수능'은 일단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수능발 감염자'가 폭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입실부터 휴식 시간, 종료 후 퇴실까지 수험생 간 접촉이 계속 발생했고 식사 시간에는 마스크를 아예 벗었다"며 "연이어 대학별 논술과 면접시험이 많다는 것도 위험 요인"이라고 밝혔다.

각 대학은 면접 방식을 비대면으로 바꾸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일 확진자가 400~500명대를 오가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언택트' 입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숭실대는 학생부종합전형 면접 평가를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변경한다고 2일 밝혔다. 수험생들의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집·학교 등에서 면접을 볼 수 있게 했다. 전남대·원광대 등도 수시 면접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김경미·김지아·편광현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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