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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박병석 중재에 김태년·주호영 `케미`까지…6년 만에 법정시한 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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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시한 D-2 "새로운 모습 보여 국민신뢰 회복" 직접 서한

양당 원내대표에 소통과 `선국후당` 자세 거듭 당부

평소 신뢰 쌓은 원내대표 막판 담판 합의 이끌어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이틀 앞둔 지난 30일. 박병석 국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원내대표 앞으로 적집 서한을 보냈다. 박 의장은 “21대 국회는 새롭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헌법과 국회법에 규정된 의무를 준수해 예산안을 처리해야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헌법 제54조는 다음해 회계연도 개시일 30일 전인 12월 2일까지 국회가 예산안을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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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가운데) 국회의장과 김태년(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공수처법 해법` 논의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주먹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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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 의장은 지난달 23일 양당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도 `여야 합의 처리로 예산안을 꼭 통과시키자`고 거듭 당부했다고 한다. 지난 10월 28일 국회 예산정책처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사회 위기의 극복 문제, 코로나 이후 미래를 개척하는 문제가 내년도 예산안에 달려있다”면서 “위기에 빠진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사명감을 함께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회 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지난 2014년 이후 6년 만에 법정 시한 내에 여야 합의로 예산안 처리가 이뤄진 배경에는 코로나19라는 환경적 요인 외에도 박 의장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예산안 논의 과정에서도 평소 강조해 온 소통과 `선국후당`(先國後黨)의 자세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막판 담판에 나선 김태년 민주당·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간 신뢰도 한 몫 했다.

양당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3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백신 추가 확보에 필요한 예산 순증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민주당은 추가 국채발행을, 국민의힘은 `한국판 뉴딜` 예산 대폭 삭감을 주장하며 맞섰다.

예산결산특위 여야 간사 논의에 양당 원내대표들이 투입되면서 1일 오전 전격 합의가 이뤄졌다. 민주당은 정부를 설득해 기존 본예산에서 감액분을 늘리고, 국민의힘은 일정 금액의 국채발행에 동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식적인 회동 외에도 수시로 만나 의견을 나누는 사이”라며 “평소 쌓아온 신뢰가 예산안 합의 처리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두 원내대표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0월 4일 저녁 청계산에서 비공개로 만나 만찬 회동을 하며 정기국회에서 민생 문제 해결에 힘을 합치기로 의기투합 하기도 했다.

6년 만에 법정 시한을 지키게 됐지만, `밀실 합의` 등 그릇된 관행을 반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예결특위 소위원회에 소수 정당을 배제한 채, 법적 권한도 없는 `소소위` 등을 통해 이뤄진 양당 만의 주고받기식 짬짜미”라며 “해마다 반복되는 밀실 예산, 짬짜미 예산, 쪽지 예산을 근절하도록 국회법 개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시급히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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