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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물가와 GDP

저물가라는데..집세만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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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1월 소비자물가동향
집세 0.6% 상승... 2년 5개월 만 최대
한국일보

1일 오후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 유리창에 붙은 아파트 매매가격표를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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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집세 가격이 잡히기는커녕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저물가 흐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월세 가격만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0(2015년=100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상승했다. 정부의 통신비 2만원 일괄 지급으로 물가상승률이 0.1%까지 떨어졌던 10월보다는 반등했지만, 여전히 0%대 저물가 흐름이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만큼은 달랐다. 지난달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0.6% 올라 2018년 6월(0.6%)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월세 가격 상승률(0.4%)은 2016년 1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세 가격 역시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인 0.8% 상승률을 보였다.

집세는 최근 들어 상승 폭이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집세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년 대비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4월 0.0% 보합을 기록한 뒤 매달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세 물가는 5월 0.1%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매달 0.1%포인트 이상 상승률이 높아졌다.

농축수산물도 물가가 오르긴 했지만 9, 10월보다는 안정화되는 추세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1.1%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렸다. 돼지고기(18.4%), 국산쇠고기(10.5%), 쌀(9.7%) 등이 오름폭이 컸다. 다만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이 13.5%, 13.3%에 달했던 9, 10월에 비해선 밥상 물가가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기상 여건이 양호해 채소나 과실 가격이 많이 낮았던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영역에선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국내 석유류 물가도 전년 대비 14.8% 하락했다. 공공서비스 가격도 전년 대비 2.0% 내려가며 전체 물가를 0.28%포인트 끌어내렸다. 정부의 교육 분야 지원 정책으로 고등학교 납입금이 1년 사이 74.4% 떨어진 영향이다.

코로나19로 외식 물가도 1년 사이 0.9% 오르는 데 그쳤다. 안 심의관은 "평년의 경우 외식물가는 연 2%에서 3% 정도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외식 물가 상승 폭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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