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테구, 평화의 소녀상 영구보존 방안 마련
지난 9월 28일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 교도통신 |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영원히 보존될 전망이다.
일본의 집요한 로비와 압박으로 한때 철거 위기에 놓였지만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 보존하는 결의안을 의결했다.
프랑크 베르테르만 독일 녹생당 의장은 “성폭력 희생자를 추모하는 평화의 소녀상 보존을 위한 결의안이 다수결로 의결됐다”고 밝혔다.
표결에는 구의원 29명이 참여해 24명이 찬성했고 5명이 반대했다. 베를린 연립정부 참여정당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좌파당 등 진보 3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반면 기독민주당과 자유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앞서 일본 측은 “소녀상은 일본 비판의 상징이다. 일본인이 차별 받을 우려가 있다”며 “일독 우호를 위해 소녀상을 철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달 21일부터 30일까지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자민당 외교부회장이 소녀상 철거를 압박하는 성명을 연달아 보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의원들은 소녀상 허가 취소를 지지하는 성명을 베를린시 미테구청장과 미테구의회 의장에게 발송했다. 자민당 외교부회장은 미테구외에도 베를린시에 철거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같은 일본의 압박에도 독일 녹색당과 좌파당은 공동 제출한 결의안에 평화의 소녀상이 미테구에 계속 보존되는 방안을 구의회의 참여하에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다.
좌파당 틸로 우르히스 구의원은 의안 설명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2차 세계대전 중 한국 여성에 대한 일본군의 성폭력이라는 구체적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밝했다.
이어 “전쟁이나 군사 분쟁에서 성폭력은 일회적인 사안이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로,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며 “평화의 소녀상은 바로 그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소녀상의 영구설치를 위한 논의 과정에서 이런 구조적 문제가 부각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평화의 소녀상이 우리 구에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관한 논의도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25일 추운 날씨에도 독일 베를린 젠다르멘마르크트 광장에서 시민들이 소녀상 지키기 집회를 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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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결의안은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철거명령을 철회하고 당초 내년 8월 14일이었던 설치기한을 내년 9월 말까지 6주 연장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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