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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하청 노동자 정리해고 막아낸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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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나서 기업 고용 문제 해결한 국내 첫 사례

세계일보

㈜명천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대우조선해양 타워크레인 앞에서 투쟁을 하고 있다. 거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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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 노동자의 실직을 막기위해 거제시가 추진 중인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이 하청 노동자의 정리해고를 막아냈다. 지자체가 직접 나서 기업의 고용 문제를 해결한 전국 첫 사례다.

정리해고 철회를 내세우며 투쟁을 시작한 지 66일, 천막농성 25일, 대우조선해양 타워크레인에 올라 사흘 동안 고공농성을 벌이던 대우조선해양 사내 하청업체 ㈜명천 노동자들이 지난 27일 오후 극적으로 투쟁을 마무리했다.

경남 거제시는 명천 대표와 원청 및 협력사협의회 관계자, 노동자 대표, 조선하청지회 관계자 등 노·사 양측이 참석,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 참여를 통해 해고 통보자에 대한 고용을 유지하는 노사합의서를 체결 했다고 30일 밝혔다.

합의서는 김형수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과 변광용 거제시장(거제시 조선경제과장 대리), 차상문 명천 대표가 각각 서명했다.

합의서에서 사측은 해고 통보 노동자에 대해 11월 임금을 지급하고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을 활용해 고용을 유지할 것, 노동자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을 상호 약속했다.

고공농성이 해제되면서 대우조선해양도 계획했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 LNG 운반선 1척의 ‘진수식’을 예정대로 진행 했다.

이 날 극적인 타협을 이끌어내며 하청 노동자의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명천은 계속된 경기불황과 코로나19로 인한 물량감소로 인력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지난 4월부터 명예퇴직 단행을 통보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호소했고, 시의 적극 중재로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을 통해 이들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합의가 됐다.

거제시는 이달 초 조선업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 877억원을 투입, 수개월간 준비한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을 발표했다.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은 지역특화형 직업훈련과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일 세 가지를 융합·순환시켜 고용유지의 기본 틀을 잡고, 특별융자를 비롯한 다양한 지원책을 펴는 고용위기 대응 토털케어 모델이다.

거제시는 ‘수주회복기에 대비하고 물량이 현실화될 때까지 숙련인력의 이탈을 최소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조선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4개 분야 9개 사업을 시행 중이다.

명천의 노동자들은 이번 합의를 통해 고용유지모델의 고용안정 분야 중 하나인 ‘지역특화형 직업훈련’과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적용 받아 고용을 유지한다.

변광용 시장은 “노동자와 면담을 가지면서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합의를 위해 원청과 협력사 명천을 수시 접촉하며 절박함과 진정성으로 임했다”며, “이번 타결은 상생을 위한 양보와 타협,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의 작은 결실이다”고 말했다.

변 시장은 “앞으로도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을 통해 협력사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화에 지속 노력해 개인의 삶과 가족을 지키고 대우조선과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제의 조선업은 2015년 이후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더해 국제 해상물동량 감소와 유가급락을 초래했고, 이는 조선 수주량 급감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카타르와의 100척 규모 LNG 운반선 슬롯계약 체결 등 수주 소식으로 조선업 회생에 대한 희망이 조금씩 싹트고는 있으나 사실 본격적인 회복기와 수주 물량이 현실화되는 시기는 2022년 이후다. 당장 올 연말 협력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거제시는 이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으로 본격적인 회복기까지 숙련인력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 등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시행 중이다.

창원=강민한 기자 kmh010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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