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보도 화면 캡쳐 |
유럽연합(EU)이 ‘포스트 트럼프 시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의 새로운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세계 변화에 대한 새로운 EU―미국 의제’라는 11쪽 분량의 정책 보고서를 마련해 다음달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 초안에는 중국에 의한 전략적 도전에 대응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EU와 미국이 새로운 글로벌 동맹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디지털 규제 문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EU와 차기 미 행정부간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FT는 이 보고서가 차기 미 행정부와의 협력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중국의 지정학적 주도권 강화에 대한 우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U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벌어진 미국과의 무역 갈등 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해 국제사회에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유럽 에어버스 항공기와 와인, 치즈, 올리브 등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유럽과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와는 기후변화나 국제무역질서, 방위비 증액 문제 등을 놓고 갈등했다. FT는 “트럼프 시대 EU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미 행정부가 중국 뿐 아니라 EU에도 일방적 무역조치를 취하며 중국에 대한 대응 방안을 조율하는 것을 꺼려왔다는 것”이라며 “EU는 5G 기술 분야와 유럽·미국의 혁신 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로부터 제기되는 잠재적 위협 등 다양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했다.
EU 보고서는 “개방된 민주사회와 시장경제를 가진 EU와 미국이 최선의 방법에 항상 동의하지는 않더라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전략적 도전에는 동의한다”며 “결합된 영향력을 이용해 동질감을 가진 민주국가의 광범위한 연합에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보고서는 EU와 미국의 관계 개선에 있어 예상되는 잠재적 장애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헝가리 등 일부 회원국이 중국과 강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사례들을 가리켜 “EU와 미국이 중국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중국과의 협력과 경쟁이라는 유럽권의 전략은 워싱턴의 매파적인 초당적 정책과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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