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3월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 전국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근 일주일 평균 수도권 285명 감염

순천·진주·제천 등은 2단계 시행 중

전국 남은 중환자 병상도 86개 그쳐

급속 증가 땐 병상 운용 심각한 차질

사회·경제적 파장 고려 2.5단계 미뤄

세계일보

충북 제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야간까지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국면”이라고 표현했다. 일부 지역은 격상 기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국이 하루 생활권인 상황에서 지역별 대응으로는 3차 대유행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23∼29일) 일평균 국내 확진자 수를 보면 수도권이 285.7명이다. 충청권 32명, 호남권 32.6명, 경북권 6.6명, 강원권 19.4명, 제주 1.7명이다. 경북, 제주를 제외하고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기준을 모두 넘은 상황이다.

이미 전남 순천, 경남 진주, 충북 제천 등은 2단계 적용 중이다. 전북 익산·전주는 30일부터, 강원 홍천은 다음달 1일부터 2단계를 실시한다. 부산은 2단계로 올리지는 않았지만 그에 준하는 강화된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부는 1.5단계를 원칙으로 하고 부산, 강원 영서, 경남, 충남, 전북 등 지역사회 유행이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지역에서는 거리두기 2단계 상향을 적극 추진하도록 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도권은 고위험시설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최근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강서구 댄스교습과 관련해 수강생 73명 등 176명, 서울 서초구 사우나 두 곳에서 각각 78명, 66명 등 규모가 크다.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3밀(밀폐·밀집·밀접) 시설의 이용을 차단해 전파위험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비수도권 2단계 지역도 GX류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목욕장업의 사우나·한증막 시설 운영 중단 등 방역 강화 조치를 함께 시행하도록 했다. 중대본은 “수도권 주민은 모임·약속을 자제하고 이 가운데 10인 이상이 모이는 회식, 동창회, 동호회 등 사적 모임은 취소해 달라”고 권고했다.

중환자 병상이 점차 부족해지고 있는 점도 전국 단계 거리두기 격상에 고려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집계를 보면 전날 기준으로 전국 중환자 병상 548개 중 확진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15.7%에 불과한 86개뿐이다. 경북·전북·전남 등 3개 지방자치단체에는 현재 단 한 개도 남아 있지 않다. 지난 한주(22∼28일) 60세 이상 코로나19 환자는 일평균 85.9명으로, 그 전주 67.4명보다 증가했다.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조만간 병상 운용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는 셈이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전국이나 수도권을 2.5단계로 높여 강도 높게 대처하는 것은 미뤘다. 주간 일평균 국내 지역발생은 416명으로, ‘전국 주평균 일일 확진자 400~500명 이상’인 2.5단계 격상 기준은 충족하지만 지역별 편차가 있다는 것이 이유다. 수도권은 지난 24일부터 수도권에 2단계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2.5단계가 미치는 사회·경제적 파장이 크기에 신중하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2.5단계에서는 결혼식, 장례식 등을 포함한 모든 집합·모임·행사가 50인 미만으로 제한된다. 영화관, PC방, 상점·마트 등은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하는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번 3차 유행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주요한 방법은 국민 개개인들이 방역의 주체가 되어 생활 주변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만전을 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경·이현미 기자 lji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