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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공수 바뀐 재난지원금 논쟁…문제는 결국 '예산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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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차 재난지원금' 필요성 시인

與 "한국형 뉴딜 삭감하라는 野 요구 수용 못해"

野 "홍보성 예산 줄여 지원금 3조6000억 지급"

전문가 "세원 마련해 안정적 정책으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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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사역 인근 커피전문점이 임시 영업 중단으로 불이 꺼져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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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3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자칫 예산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실제 여야가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난항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보다 신속한 재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우선 안정적인 세원부터 확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3차 긴급재난지원금 논의는 지난 23일 야권에서 먼저 거론됐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3차 유행으로 3차 재난지원금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며 "다음달 2일 통과될 예정인 본예산에서 내년도 코로나 관련 재난지원금이나 경제 관련 대책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의 생존 문제가 생기면 자연적으로 재난지원금 문제가 나올 것"이라며 "(예산 처리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예상해서 준비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강조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대표단 회의에서 "3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고용소득보험 등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한국형 뉴딜' 등 정부·여당의 주요 정책에서 예산을 삭감해 3차 재난지원금에 필요한 금액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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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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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지난 2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한국판 뉴딜사업 등 선심성, 전시성, 낭비성, 홍보성 예산을 과감히 삭감하라"며 "(대신) 코로나 3차 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 지원과 위기가구의 긴급 생계 지원을 위해 3조6000억원의 재난지원금을 필요한 곳에 적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에 비해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에 더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타격 계층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재난지원금 때문에 본예산에 책정된 기존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초기이지만 연말에 매출을 기대했던 자영업, 소상공인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누구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내년 예산안에 맞춤형 지원 예산을 담는 것을 검토하겠지만, 한국판 뉴딜 예산을 삭감하라는 야당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야의 이같은 입장 차이는 지난 5월부터 시행된 1·2차 재난지원금 정책 때와 달리 공수가 뒤바뀐 양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월 전국 4인 가구당 100만원씩 일괄 지급하는 안을 정부에 촉구하며 정국을 주도한 바 있다. 정부 또한 국채 발행과 함께 공무원 인건비 동결·경비 삭감 등 이른바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각각 14조2448억원, 7조8000억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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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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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쟁점에서 여야 입장이 바뀐 이유는 본예산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본예산은 올해 대비 8~9% 늘린 550조원대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는 금액만 172조9000억원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한 번에 수조원대 예산을 지출해야 하는 재난지원금 정책을 추가로 편성할 여유는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본예산에 이미 올린 예산 중 일부를 삭감하거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따로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만 남게 되다보니 여야간 예산 주도권을 두고 교착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신속한 추진이 필수적인 재난지원금 정책이 정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안정적인 세원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긴급재난지원금 같은 재정정책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데 유용하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한 번에 지출되는 예산이 큰 편이다"라며 "국채 발행이나 추경 등 단발성으로 충당하는 것은 원래부터 한계가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별재난기여금을 신설하는 등, 재난 지원을 위한 세원을 마련해 안정적인 정책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한 국민적 합의를 마련하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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