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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둘이 합쳐 인구 27억’ 中·印, 인도양의 보석 몰디브에 ‘구애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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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인구 14억과 13억의 대국 중국과 인도가 ‘인도양의 보석’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휴양지 몰디브를 둘러싼 영향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CNN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조선비즈

몰디브의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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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가 앞다퉈 몰디브 내 사회 기반 시설 건설에 나서면서 히말라야 산맥 인근의 국경 갈등으로 시작된 두 나라의 신경전이 인도양 섬나라에서의 기싸움으로 이어진 것.

12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몰디브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도와 전통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3년 집권한 압둘라 야민 전 대통령이 친중국 정책을 펴면서 최근 수년간 인도와 관계가 멀어졌다.

몰디브는 남아시아에서 국토 면적이 가장 좁고 인구도 제일 적지만, 넓게 펼쳐진 1천200개의 섬들 근처로 주요 무역 항로가 지나는 요충지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인도 주변 남아시아 항구 등을 잇달아 개발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으로 인도와 미국을 자극해왔다. 몰디브는 스리랑카와 함께 '진주 목걸이' 전략의 중요 거점으로 여겨진다.

야민 전 대통령은 중국의 돈을 빌려 공항에서 수도 말리까지 2.1㎞ 길이의 교량을 건설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어진 이 다리는 '중국·몰디브 우정의 다리'라고 이름 붙여졌다.

중국에 교량, 주택 등 인프라 건설을 맡기는 과정에서 몰디브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이상, 많게는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의 빚을 진 것으로 추산된다. 관광 외에 별다른 수입원이 없는 인구 44만명의 몰디브로서는 엄청난 규모다.

이에 대해 모하메드 나시드 몰디브 국회의장은 일대일로 프로젝트 공사 비용이 크게 부풀려졌다며 중국에서 실제 받은 액수는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인도는 지난 8월 중국이 만든 다리 길이의 3배에 달하는 교량을 짓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전통적 우방인 몰디브와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계산에서다.

수도 말레와 주변 3개 섬을 잇는 이 다리는 길이가 6.7㎞에 달한다. 이를 위해 인도 정부는 지난 8월 몰디브에 5억달러(약 55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야민 대통령에 이어 정권을 잡은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몰디브 정부는 친인도 성향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몰디브에서 친인도 성향의 정부가 들어섰더라도 관광 산업의 최대 고객인 중국과의 관계를 멀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와 관련해 인도 옵서버 연구재단의 마노지 조시 선임연구원은 “몰디브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인도는 몰디브를 통해 중국 안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지만, 중국은 인도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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