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에 있는 식당들. 음식점과 카페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홍인석 기자 myst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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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끝났죠. 간판 안 내리면 다행입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중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성훈(43ㆍ가명) 씨는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져 숨통이 트였지만 최근 들어 확진자가 증가하자 예약 취소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올해는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며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대규모 유행을 막기 위해 24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50명대를 유지한 확진자 수는 12일을 기점으로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18일에는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고 200명 이상 나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5월 이태원 클럽, 8월 광화문 집회와 달리 지역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졌고, 겨울이라는 새로운 변수도 생겼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고강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시 거리두기가 상향되자 자영업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 번 경험한 적이 있어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지만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중점관리시설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되고 일반관리시설은 이용 인원이 제한되는 등 영업이 어려워진다.
식당만큼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 카페다. 이전에는 프랜차이즈 카페만 매장 내 음식ㆍ음료 섭취가 금지됐지만 거리두기가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되면서 개인 커피전문점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강서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최재일(38ㆍ가명) 씨는 "이번에는 소규모 카페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에는 디저트 수요도 많은데 판매량이 줄어들 거 같아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PC방 업주들의 걱정도 이만저만 아니다. 보통 연말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말고사 등 중요한 시험들이 끝나 PC방을 찾는 10~20대가 많다. 하지만 PC방 업주들은 거리두기 상향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PC방 업주인 김우진(42ㆍ가명) "칸막이가 다 설치돼 있고, 주로 손님 혼자 게임을 즐기고 음식을 먹기 때문에 영업 방식에 차이가 생기진 않는다"면서도 "(거리두기 상향으로) 외부 활동 자체가 줄어드니 PC방을 찾는 사람도 적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PC방은 전에 영업정지가 된 적이 있어 버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함에 따라 일부 자영업자는 지속가능한 대안을 촉구했다. 일시적인 지원금으로는 도산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남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박창수(31ㆍ가명) 씨는 "사업장마다 월세나 운용 인력이 다른데 지원금은 이런 점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지급된다"며 "손익분기점 등 기준을 새로 만들어 지원금 액수를 달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업 성격이나 구조에 따라 지원액수나 방법 등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PC방 업주인 김 씨는 '연금식 지원'을 제안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희망하는 사업자에 한해 연금식으로 돈을 적립하면 서울시나 정부가 일부를 보조해주면 좋겠다"며 "사업주는 미리 위기를 대비하고 시나 정부는 재정 투입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자영업자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서정협 서울시 권한대행은 "자영업자들을 위해 6월부터 8월까지 자영업자 생존자금 6680억을 투입했다"며 "위기 업종은 553억 원을 특별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을 위해) 추가적인 현금 지원 등은 중앙정부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투데이/홍인석 기자(mystic@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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